[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태스크포스(TF) 구성 후 공동 대응에 나선다. TF는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를 할 수 있게끔 금융당국에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은 공동 대응에 앞서 상표 출원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결제 시장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전담팀과 스터디그룹 운영도 시작했다.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가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선다. (이미지=연합뉴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스테이블코인 대응 TF’를 출범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킥오프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번 TF에는 여신협회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현대·롯데·우리·BC)가 참여하기로 했다.

여신협회와 8개 카드사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도권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법안을 각각 따로 대표 입법했다. 미국에서는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소비자와 가맹점은 중간 과정 없이 직접 결제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결제망을 이용하지 않게 돼 카드사의 경우 수수료 수익 문제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카드사 입장에선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점도 경계 요소로 꼽힌다. 이미 지급결제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중인데 대응이 늦어진다면 자칫 시장 주도권을 넘겨주게 될 수도 있어서다.

TF에서는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을 운영·거래할 수 있게끔 금융당국에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정해진 업무만 수행 가능하다. 이에 여신업법에서 스테이블코인 운영·거래를 카드사의 부수업이나 겸영업으로 추가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카드사의 스테이블코인 대응 현황을 파악하고 경쟁력 확보 방법도 함께 논의할 전망이다. 여신협회와 카드사가 공동으로 하는 상표권 출원도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각 카드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대부분 등록했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달 27일 ‘SHKRW’ 등 9개 상표를 가장 먼저 등록했다. 이달 1일에는 KB국민카드가 ‘STBKBC’를 비롯한 상표 35개를 출원했다. 이어 ▲우리카드 9개 ▲롯데카드 36개 ▲현대카드 51개 ▲BC카드 24개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다만 상반기 카드업계 당기순이익 1위인 삼성카드는 아직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등록하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계열사 카드사인 하나카드 역시 관련 상표를 등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상표 등록과 함께 관련 조직을 구성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BC카드는 소규모이긴 하나 스테이블코인 전담팀을 사내에 구성했다. 시장의 흐름을 살피고 빠른 의사결정을 진행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신한카드는 전담팀을 마련하진 않았으나 스터디그룹을 운영하면서 대응 전략을 구상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 인프라를 갖춘 카드사는 안전한 디지털자산 결제생태계를 조성할 최적의 플레이어다”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와 안정적 정착을 위해 카드사가 발행·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