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대안신용평가모형’과 ‘AI’라는 두 가지 핵심 무기로 ‘기술주도 은행’으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 인터넷은행을 넘어 기술 혁신을 통해 금융의 본질을 바꾸는 ‘AI 네이티브(Native)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본색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이재욱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과 조진현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이 29일 ‘카뱅 커넥트’에서 카카오뱅크의 대안신용평가모형과 AI 기술 현황과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정경신문)
카카오뱅크는 전날 개최한 ‘카뱅 커넥트’ 행사를 통해 자사의 핵심 성장축인 대안신용평가모형과 AI 기술 현황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신상품 출시가 아닌 기술 설명 세션이었다. 실무 개발자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 기술주도 은행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안신용평가모형과 AI 기술은 카카오뱅크의 핵심 성장 동력이다. 대안신용평가모형은 금융 포용성과 사회적 가치 확산을 통해 은행 입지를 강화하고 AI 개발은 고객경험 혁신과 특허·보안 기술로 기술 차별화를 실현한다. 두 영역의 시너지는 데이터-AI 선순환, 수익 모델 다각화, 브랜드 신뢰도 상승, 글로벌 확장 기반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단순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기술주도 은행·AI 네이티브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이날 조진현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카카오뱅크의 독자적인 신용평가모형 개발 과정과 이를 통한 포용금융 확산 성과를 공유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통신정보를 활용한 가점 부여로 대안정보 활용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자체 신용평가모형에 비금융 정보를 본격 반영해 중·저신용 대출 취급을 확대했다.
핵심 성과는 2022년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과의 가명결합데이터 1800만 건을 활용해 개발한 업계 최초의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다. 2023년에는 이를 개인사업자용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으로 확장해 음식점업, 온라인셀러 등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었던 업종의 대출 문턱을 낮췄다.
그 결과 2025년 3분기까지 중·저신용 대출의 13%에 달하는 약 1조원이 기존 금융정보 중심 모형으로는 대출이 거절되었던 고객에게 추가로 공급됐다. 이는 카카오뱅크스코어가 금융 이력이 부족한(Thin Filer) 고객군에서 기존 CB사 점수보다 높은 변별력을 보였기에 가능했다.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NICE평가정보와 협력해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를 외부 금융사에 개방한다.
조 팀장은 “우리는 카플스코어를 ‘카풀스코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며 “카카오뱅크라는 택시에 은행,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업권이 같이 카풀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재욱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카카오뱅크가 AI 시대에 맞춰 ‘AI 네이티브 뱅크’로 진화하는 과정과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카카오뱅크는 생성형 AI 등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AI 스미싱 문자 확인(2024년 12월) ▲AI 검색(2025년 5월) ▲AI 금융계산기(2025년 6월) ▲인앱 상담 챗봇(2025년 6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빠른 적용 뒤에는 사내 구성원이 직접 AI를 실험하고 개발하는 ‘AI 플레이그라운드’ 운영 등 전사적인 AI 내재화 노력이 있었다.
기술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해, AI·인증·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서 은행권 최다인 169건(국내 111건, 해외 58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외 학회에 16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는 미래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고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하는 핵심 두뇌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재욱 팀장은 “AI 기술은 금융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도구일 뿐 대체제가 될 수 없다”며 “카카오뱅크는 AI 기술을 활용해 금융 소비자 모두에게 더욱 유익하고 즐거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