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 승계 절차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양대 금융지주는 최근 1차 후보군인 롱리스트 선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후보군 압축 단계에 돌입했다.

통상적인 경영 승계 절차와 연말 인사 일정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달 중순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각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현재 차기 회장 후보군 압축 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 승계 절차는 예전과 비교해 개시 시점이 크게 앞당겨졌다. 이는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21명과 15명 안팎의 내·외부 상시 후보군을 관리해 왔다. 양사 위원회는 이들 중 회장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검증과 심의를 거쳐 10명 내외의 롱리스트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경우 진옥동 현 회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전필환 신한캐피탈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임영진, 문동권 전 신한카드 사장 등 퇴임한 CEO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임종룡 현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 현직 CEO와 권광석·이원덕·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등 전직 핵심 인사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모두 공정성을 위해 롱리스트 명단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곧바로 숏리스트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롱리스트 선정 이후 빠르면 일주일 내에 숏리스트가 추려졌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달 말에서 12월 초 사이 압축된 후보군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2022년 11월 22일 차기 회장 롱리스트를 선정한 후 불과 6일 만인 28일에 3명의 후보로 압축했고 다시 일주일 뒤 최종 후보를 확정한 바 있다. 우리금융 역시 2023년 1월 19일 1차 후보 8명을 선정한 뒤 약 일주일 뒤인 27일 4인의 2차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늦어도 12월 중순 전에는 최종 후보가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연말 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그리고 조직개편이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의 수장이 확정돼야 후속 인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물리적 한계가 작용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회사 CEO 인사와 임원 인사 등 연말 조직개편 일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12월 중순 쯤에는 최종적인 결론이 나와야 한다”라며 “올해는 경영승계 개시 시점이 빠르긴 했지만 과거 사례와 비슷한 호흡으로 최종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