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최근 수출입 기업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외환·무역금융 분야의 오랜 전통과 경쟁력을 갖춘 강점을 극대화해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라는 정부의 요구에 맞춰 이 행장이 내놓은 해법이다.

지난 15일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미국 상호관세 시행으로 직·간접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등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기업에 대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 행장은 "수출기업에 적시성 있는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하나은행이 특별히 수출입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외환·무역금융 분야에서의 독보적 경쟁력 갖췄기 때문이다. 과거 외환은행 계열을 흡수하며 글로벌 무역금융 네트워크와 실무 역량을 확보했다. 여기에 수출입기업에 맞춤형 솔루션과 현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강점에 ‘영업통’ 출신인 이호성 행장의 현장 DNA가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발로 뛰는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이 행장의 현장 중심 경영은 최근 행보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지난 15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10개 기업 대표들을 만나기 위해 시흥상공회의소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 대표들의 관세 피해와 유동성 문제 등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즉석에서 해결책을 약속했다. 피해기업 상담과 지원을 전담하는 ‘관세 대응 및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전국 모든 영업점에 신설하겠다는 약속이 대표적이다.

간담회에 앞서서는 ‘자동차 산업 수출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1호 기업인 서진산업 시흥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기업과 상생 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생산시설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기업과 동반 성장하겠다는 상생의 의지를 보여준 행보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기민한 대응은 구체적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으로 뒷받침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현대차·기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총 63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미국 관세조치에 대응해 국내 자동차 산업 수출기업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12일에는 HL그룹과도 상생 협력 수출금융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미국 관세 부과로 직·간접 피해가 우려되는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수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하나은행은 미국 관세 피해, 환율 변동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총 3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긴급 유동성 23조원, 수출산업 금융지원 5조4000억원, 보증부 대출 1조7000억원 등 기업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이 행장은 “미국 관세정책발 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 금융지원으로 기업의 투자와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대한민국 수출기업에 적시성 있는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