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 규모가 크게 늘어나며 지출액 순위에도 변동이 생기는 등 치열한 리딩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은 1조8934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585억원억원(15.8%)이 늘어난 규모로 2006년 실적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주요 5대 시중은행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전년 1조1628억원에서 1조3344억원으로 14.8% 늘어나며 전체 은행권 사회공헌 지출의 70.5%를 차지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이 30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간 사회공헌 지출액이 3000억원을 넘긴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이어 KB국민은행 2993억원, 하나은행 2945억원, 우리은행 2325억원, NH농협은행 206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사회공헌 지출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2023년 2624억원으로 1위였던 하나은행이 3위로 밀려났고 2537억원으로 3위였던 신한은행이 1위로 올라섰다. KB국민은행도 2578억원에서 2993억원으로 지출을 늘리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4위와 5위를 유지했다.
은행권 사회공헌 지출 증가의 배경에는 상생금융 정책 확대가 있다. 각 은행들이 서민금융과 지역사회·공익 부문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 것이 전체 지출 증가를 이끌었다.
5대 시중은행의 부문별 지출을 보면 지역사회·공익 분야가 84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민금융 3708억원, 메세나(문화·예술·체육) 527억원, 학술교육 450억원, 글로벌 82억원, 환경 73억원 순이었다. 특히 지역사회·공익과 서민금융 부문의 비중이 전체의 91.7%를 차지해 은행들이 사회적 약자 지원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은행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미션 아래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연결한 나눔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1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 지원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에 기여했으며 어린이금융체험교실, 시니어 대상 디지털 금융 교육 등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민생금융 지원의 일환으로 소상공인 대상 이자 캐시백(1983억원)을 대규모로 실시하며 상생금융을 선도했다.
KB국민은행은 ‘KB Dream Wave 2030’을 통해 청소년 교육격차 해소 및 미래 인재 양성에 힘썼으며 20만명 이상의 청소년을 지원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KB 전세안심 프로그램’으로 전세사기 피해 구제 및 예방을 위한 소송 비용 지원, 금융 상담 등을 제공하며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 및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하나은행은 보육 환경 개선을 위한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에 6년간 1500억원을 투자하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을 위한 교육 및 치유 프로그램인 ‘도도한 프로젝트’를 100억원 규모로 운영하며 사회적 책임 이행에 나섰다. 또한 ‘하나 디지털 파워 움’을 통해 디지털 금융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우리은행은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 및 진료 비용을 지원하는 ‘우리 꿈.꾸.당’을 운영하며 청소년 복지 증진에 힘썼다.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한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추가 개소하는 등 디지털 교육 접근성을 높였다. 또 서민금융진흥원에 513억원을 출연해 저소득층 대출 재원을 지원하고 청년 학자금대출 캐시백을 실시하며 청년층의 부담 경감에도 기여했다.
NH농협은행은 농업·농촌 특화 은행의 강점을 살려 농촌 지역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했다. 농촌 학교 내 유휴공간을 재활용하는 ‘초록사다리 X 우주공간’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쌀 소비 촉진 캠페인과 농촌 일손 돕기 활동을 통해 농업인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청소년 금융교육인 ‘행복나눔금융교실’을 운영하고 농업인 금융 부담 경감을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