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KT의 차기 수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내부 출신 인사와 외부 인물 중 누가 대권에 오를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해킹 사고 수습과 조직 안정이 다음 대표이사의 최대 숙제로 꼽힌다.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가 곧 결정된다. (사진=연합뉴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최종 압축된 후보자 3인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이후 최종후보 1명을 확정한다.

이날 최종면접 대상자는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과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이다.

박 전 사장은 1992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이후 회사의 주요 임원으로 올라선 정통파다. 구현모 전 대표와 김영섭 현 대표 선출 당시에도 후보군에 포함된 이력이 있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홍 전 대표는 1994년 입사해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전무)을 지냈다.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 SDS, SK쉴더스 등을 거쳤다.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은 점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주 전 보좌관은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를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합류했다. 네이트·싸이월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고객 정보보호 스페셜 태스크포스(TF)장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먹사니즘본부장을 비롯해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 등을 맡았다.

박 전 사장이나 홍 전 대표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 구현모 전 대표 이후 다시 내부 출신 수장이 탄생하게 된다. 반면 주 전 보좌관으로 결정될 경우 김영섭 현 대표에 이어 외부인사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노조와 전임 대표 등을 중심으로 내부 출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KT노조는 “KT의 미래는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내부 전문가에게 맡겨야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현모 전 대표도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강조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해킹 사고 수습과 조직 안정을 차기 대표의 가장 큰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해킹 사태로 인해 김영섭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게 됐다는 점에서다. 회사 이미지와 조직 사기에도 큰 영향이 있었던 만큼 차기 대표 체제에서 이를 수습해야 한다는 뜻이다.

AI 등 신사업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숙제다.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협력에 힘을 실었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경쟁에서도 통신사 중 유일하게 탈락했다. 자연스레 회사 주력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고 이후 어수선한 상황과 늦어지는 인사 및 조직개편 등 내부 안정이 차기 대표의 최우선 과제”며 “통신뿐만 아니라 AI 등 신사업에 대한 이해도 역시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