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휴강 중인 의대들이 이번주부터 수업을 재개한다. 정부의 증원 정책에 반발해 2월부터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시작된지 두 달 만이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진 가운데 경북대와 전북대 등 다수의 의대가 4월부터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자료=연합뉴스)
의대의 수업 재개 결정은 4월 중순이 지나면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고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의료계와 정부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수업 재개가 의대생 수업 거부 사태의 분수령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북대는 8일부터 의과대학 수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공지했다.
경북대 본과 1~4학년은 지난 2월 13일에 개강해 일주일간 수업을 했다. 그러나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2월 19일부터 집단행동을 결의함에 따라 그동안 5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학생들의 복귀를 설득했다.
하지만 경북대는 더 이상 수업을 미룰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본과 1~2학년 강의를 8일 재개하고 본과 3~4학년은 15일부터 병원 임상실습을 시작하기로 했다.
과목당 20주였던 수업시수도 15~16주로 압축해 시간표를 다시 짜고 종강일은 7월 중하순으로 조정했다. 수업 재개를 더 미룬다면 8월 시작하는 2학기 학사일정까지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임상규 경북대 교무처장은 "학생들 의견이 다양하지만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수업 재개를 공지한 이후 세부적인 질문을 하는 학생은 있었지만 거부 의사를 표한 경우는 특별히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본과 1~2학년 수업은 2~3주간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고 본과 3~4학년 임상실습은 대면으로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의대도 8일 수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전북대는 의대생 665명 중 641명이 휴학계를 내자 지난 2월 26일부터 여러 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수업을 미뤄왔다. 그러나 경북대와 마찬가지로 실습과 방학 등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개강을 더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업 재개 직후 전북대는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병행해 학사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수업을 늦추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부득이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남대도 이달 중순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며 가천대는 이달 1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교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통상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개강이 계속 뒤로 밀리고 수업과 시험이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학생들은 물론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는 교수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학들은 이달 중하순을 개강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이처럼 집단 유급을 우려한 대학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며 휴학계를 내고 수업과 실습을 거부했던 의대생 상당수가 학교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업이 재개된 이후에도 참여하지 않으면 유급이 현실화할 수 있다. 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급 마지노선이) 턱밑까지 다가온 상황이다"며 "수업 재개 여부와 재개하지 않았다면 언제 시작할 것인지 등을 이번 주에 파악해 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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