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으로 반등한 신세계인터내셔날..영업이익 ‘뚝’ 떨어진 삼성물산·한섬·F&F

‘2조 매출’ 삼성물산·F&F, 나란히 1분기 영업익 감소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이 영업익 회복 이끌어
한섬, 성장 제한적 상황에도 브랜드 육성에 선제적 투자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5.09 10:55 의견 0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309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0.9% 감소, 8.9% 증가했다(자료=신세계인터내셔날)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해 불황 한파를 몸소 겪었던 패션기업들이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F&F는 올 1분기 실적이 아쉽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조원 매출을 기록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 2조원에 가까운 외형 성장을 보인 F&F도 주요 브랜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실적 하락으로 연결됐다.

반면 지난해 부침을 겪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에서 화장품으로 무게 중심을 바꾸면서 실적 반등 모멘텀을 찾았다. 한섬은 지난해 부진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신규 브랜드 투자로 2분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1분기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517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40억원으로 5.3% 줄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국내 패션 소비심리 위축과 비수기 등의 영향이 일부 있었다고 분석했다.

F&F 1분기 매출액은 50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5%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주요 브랜드인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브랜드 파워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스메틱 부문이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309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0.9% 감소, 8.9%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코스메틱부문은 매출 1043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5%, 16.7% 증가하며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자체 화장품과 수입 화장품이 모두 호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고기능 스킨케어와 럭셔리 스킨케어 등 자체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한섬은 1분기 전년동기대비 3% 감소한 매출 3936억원, 영업이익은 40.2% 감소한 325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표면상 지난해 부진이 이어지는 듯하지만 한섬 측은 “신규 브랜드 론칭과 글로벌 패션시장 진출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메가 브랜드 육성..패션은 브랜드 재정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수입 화장품 스위스퍼펙션을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위스퍼펙션은 지난해 추진한 글로벌 유통망 재정비 효과로 스위스 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3.9%, 184.5%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9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스위스퍼펙션은 북미, 유럽, 중동, 동북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3년 내 소매 매출 1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션부문은 선제적 브랜드 재편으로 재도약 기반을 다지고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22.2%), 어그(+23.2%), 릭오웬스(+23.1%) 등 수입 브랜드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각각 신규 론칭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패션은 자체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성을 높인다. 이를 위해 지난 8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회사 신세계톰보이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은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자체 패션 브랜드인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지컷에 대한 투자 여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올해 매출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도 브랜드 육성에 선제적 투자를 집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자료=한섬)

■ 한섬, 브랜드 육성에 선제적 투자 “중장기적 성장 기대”

한섬은 올해 매출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도 브랜드 육성에 선제적 투자를 집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계도 한섬은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이익이 감소했으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익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드 육성, 신시장 진출, 브랜드 다각화 등 노력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섬은 지난해 말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키스(KITH)’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 키스는 올해 상반기 내 성수동에 국내 1호 매장을 오픈한다. 2022년 독점 유통 계약을 맺은 토템, 아워레가시, 리던 등 브랜드들도 지난해부터 매출이 올라오고 있다.

한섬의 주요 브랜드인 시스템과 타임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선다. 앞서 3월 한섬은 파리패션위크에서 타임의 단독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한섬은 오는 2026년 파리에 타임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주요 백화점 단독 매장 오픈도 추진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타임과 시스템 컬렉션 전담 디자인 및 홀세일팀을 꾸려 운영 중”이라며 “해외 프레젠테이션에 맞춰 선기획 방식도 적용하는 등 현지 바이어들을 공략하기 위한 인력과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