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낸 카카오뱅크..기업 밸류업 모멘텀은 아직

1분기 당기순익 1112억원..전년 대비 9.1%↑
여수신·플랫폼 수익 등 전 부문 고른 성장
역대급 실적에도 주주환원 확대 언급 없어
밸류업 모멘텀 소외..“지속 주주환원 확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5.08 12:16 | 최종 수정 2024.05.08 19:39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낮은 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한 대출 성장과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루며 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향후 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여전히 여신 성장 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부의 증시 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8일 카카오뱅크는 경영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익이 11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자료=카카오뱅크)

8일 카카오뱅크는 경영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익이 11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1484억원으로 같은 기간 8.8%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독보적 조달 구조 유지 및 대환 중심 여신 성장이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수신 잔액은 전분기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한 53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요구불예금이 분기 기준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이며 4조원 넘게 늘었다.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한 모임통장의 잔액이 전분기 대비 1조원 가량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저원가성 예금 확대를 이끌었다.

요구불예금 증가 영향으로 1분기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은 56.8%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권 평균 39.2%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카카오뱅크만의 독보적인 조달 구조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의 은행권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 비용은 경쟁력 있는 대출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대환 중심의 여신 성장을 통해 1분기말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약 2조6000억원 증가한 4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50%가 대환 목적이었는데 해당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62%까지 높아졌다. 전월세보증금대출의 경우에도 대환 비중이 45%에 달했다.

‘신용대출 비교하기’와 ‘투자 서비스’ 등 플랫폼 비즈니스도 순항했다.

기존 ‘연계대출 서비스’를 확장한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는 고객이 보다 다양한 대출 조건을 비교하고 유리한 조건을 신청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한 결과 1분기 대출 실행 건수와 금액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는 IPO 시장 활성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제휴사 증권계좌 개설 실적이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수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여신 관리와 자금운용 기능을 강화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며 “압도적 트래픽을 토대로 수수료 및 플랫폼 사업의 수익원 다각화와 높은 성장을 시현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다만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은 없었다.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 전후로 주요 금융지주들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확대된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것과 대비된다.

그간 카카오뱅크는 주주환원정책 확대 보다는 대출성장 중심의 경영 전략과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등이 약점으로 지목돼 왔었다.

지난 2022년 주당 80원으로 첫 배당을 실시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결산배당을 주당 150원으로 책정했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도입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올해 1월 2일 종가 기준 2만8000원에서 전날 2만5500원으로 8.9% 빠졌다.

실적이 발표된 이날 오전 11시 28분 기준으로도 카카오뱅크 주식은 전날 종가 대비 1.55%가 빠진 2만5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549억원에 대해 배당성향 20%를 적용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150원, 총 714억원을 지급했다”며 “이는 전년 배당액 대비 87%가 증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카카오뱅크는 이익규모 확대와 더불어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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