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AI트랜스포메이션④ 테크 기업들의 AI 대전환..골든 타임을 잡아라

AI 최전방, HBM 5세대..SK하이닉스-삼성전자 2라운드 전
생활 가전도 AI 혁명..일상속 스마트 가전 본격화
직장에서도 생성형 AI 솔루션..업무 혁신, 효율 올린다

임윤희 기자 승인 2024.05.17 07:54 의견 0

인공지능(AI)을 통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과 프로세스, 문화를 전 사업에 접목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이미 풀악셀이다. 비지니스 전략 과제인 ‘혁신’ 수행을 위해 AI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 지향점인 탓이다. 생성형 AI가 각 분야에 세분화 되어 적용되기 시작한 올해 기업의 AI트랜스포메이션 성적표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AI 기술이 유통 등 전통 산업에까지 접목되고 있어 향후 삶의 질과 변화와 직결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 산업, 통신, 전자 등 산업계 전반에서 핵심 가치로 꼽고 있는 AI트랜스포메이션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할 지 창간 14주년을 맞은 한국정경신문이 들춰봤다. <편집자주>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현세의 길: K-웹툰 시작의 전설 특별전' 기자설명회에서 GPT 탑재 인공지능 예술가 로봇이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자료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IT 산업에서 AI는 생존 키워드로 부상했다. 흐름은 생활 가전부터 기업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IT 산업 전반에 스몄다.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온 AI 골든 타임을 잡기 위한 테크 기업들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AI 최전방인 반도체 분야는 기술개발 전쟁터가 됐다. AI 구동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폭발한 탓이다. 세계 양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외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6세대 HBM으로 판도를 바꾸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1일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고, 지금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고 밝혔다.

HBM은 적층 난도에 따라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된 고대역폭 메모리다.

반도체업계에서는 4세대까지를 HBM 1라운드로 보고 있다. 2라운드는 5세대 HBM3E부터 6세대 HBM4 이후를 아우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출하량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로 1위를 유지하고 삼성전자가 42.4%로 뒤따를 것으로 봤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를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주요 제품은 4세대인 HBM3이며, 5세대인 HBM3E 공급이 막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본격 공급한다. (자료=SK하이닉스)

선두인 SK하이닉스가 4세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고 5세대 8단(8H) 제품도 가장 먼저 대량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글로벌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다.

지금의 시장 상황으로는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의 적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5세대 12단 제품부터는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5세대 HBM인 HBM3E는 삼성전자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키'로 꼽힌다.

HBM3E 12단 제품은 삼성전자가 한발 빨리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개발을 마친 36기가바이트(GB) HBM3E 12단 제품은 8단 제품 대비 성능과 용량을 50% 이상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해당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12단 제품으로 추격에 나서자 SK하이닉스도 HBM3E 12단 제품 생산 시기를 앞당겼다. 애초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중 12단 제품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발 단계의 장비를 곧바로 양산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올 3분기 HBM3 생산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가동될 예정이다.

5세대 12단 제품부터 시작된 2라운드 HBM 주도권 쟁탈전은 6세대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이 양산 목표에 맞춰 얼마나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D램 칩을 12단으로 쌓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을 개발했다. (자료=삼성전자)

생활 가전도 AI 혁명..일상속 스마트 가전 본격화

일상에서 매일 만나는 수많은 가전제품이 AI 기술을 접목해 변신하는 중이다. TV는 AI 딥러닝 기능을 익혀 최적의 화질 모드를 찾아준다. 로봇청소기는 집안 구조를 분석해 청소하고 전기 효율까지 계산한다.

이에더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생활 가전은 단순한 음성 명령이 아닌 언어를 이해하고 의도를 파악한다. AI 기술은 고도화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중심으로 AI 가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TV 및 음향기기를 비롯해, 노트북, 냉장고, 주방가전, 스마트 에어컨, 세탁기 등 앞 다퉈 AI를 기술적으로 접목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스마트 가전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확대에 나선 LG전자는 지난 1990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퍼지 기능을 적용한 전자제어 세탁기를 선보이며 생활가전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스마트홈 허브를 포함해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만능 가사생활도우미 역할을 수행한다. 이 제품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이자 스스로 이동 가능한 미래형 스마트홈 허브로서 가전 및 IoT 기기를 편리하게 연결하고 제어한다.

LG전자 관계자는 “AI·SW 역량 확보로 가전을 넘어 집, 상업 공간, 이동 공간,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까지 모든 공간에서 고객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몰이를 한 ‘비스포크 AI 건조기’를 앞세워 가전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도 출시해 ‘혁신가전’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섰다.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AI 기술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가정 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AI교육원 오세종 교수는 "일상 속에서 스마트 제품과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통한 실시간 수집된 데이터는 '지능형 개인 비서'처럼 사용자가 요구하는 작업을 처리하는 서비스가 앞으로 계속 보급될 것"이라며 "가전과 스마트 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더 빠르게 일상속 AI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 대로 세탁과 건조가 모두 가능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했다. (자료=삼성전자)

직장에서도 생성형 AI 솔루션..업무 혁신, 효율 끌어 올린다

코로나 19이후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기업들의 시도가 이어지면서 AI솔루션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대기업들은 AI 솔루션을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이런 문화는 중소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드인과 제작한 연례 보고서 ‘워크 트렌드 인덱스 2024(업무동향지표)’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75%가 AI를 사용하고 있었다.

6개월 전부터 AI를 사용한 비율은 46%로 나타났다. 리더의 79%가 AI 도입이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업무동향지표 조사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31개국 3만1000명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MS 365에서 수집된 수 조개의 생산성 신호, 링크드인의 노동 및 채용 트렌드, 포춘 500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된 연구 결과를 반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워크 트렌드 인덱스 2024(업무동향지표)’ 중 일부로, 직장인 75%가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료=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업무 추세에 맞춰 삼성SDS·LG CNS·SK C&C가 기업용 생성 AI 시장 수요를 잡기 위해 나섰다.

국내에선 삼성SDS가 최근 작업 자동화 플랫폼 ‘브리티 코파일럿’을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회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메일, 미팅, 문서 관리 등 기업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솔루션 ‘브리티 웍스’에 생성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다.

회의 전체 내용의 자막 스크립트 제공, 회의록 작성 및 실행 방안 도출, 대화 요약, 메일 초안 작성 등 다양한 업무를 돕는다. 특히 한국어 음성의 높은 인식 정확도(94%)와 실시간 번역 기능으로 전문 통역사가 없더라도 글로벌 회의에서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는 사내 임직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오픈해 실제 업무에 브리티 코파일럿을 활용하고 있다. 회의록을 작성하는 시간은 75% 이상, 메일 작성 시 내용 요약 및 초안 작성에 걸리던 시간은 66% 이상 절감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브리티 코파일럿은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 비서이고, 이를 통해 기업 업무 자동화는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2분기에 도입 예정"이라고 전했다.

LG CNS는 기업용 생성 AI 플랫폼인 ‘DAP 젠AI 플랫폼’의 기능을 강화했다. LG CNS의 기업 고객은 자체 서버, 클라우드 등 보유 중인 인프라에 ‘DAP 젠AI 플랫폼’을 설치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생성 AI 서비스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이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마케팅 이미지 생성, 상품 디자인, 대화형 챗봇 구축 등 생성 AI 서비스를 언제든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장민용 LG CNS D&A사업부장(상무)은 “생성 AI를 도입하려는 기업 고객은 성능, 비용, 속도, 신뢰 등 네 가지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DAP 젠AI 플랫폼은 기업 고객의 생성 AI 도입을 위한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 C&C도 최근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13종을 공개했다. AI 채팅·코딩·보고서 제작 등 일반 AI 서비스를 비롯해, 인사·재무·회계·법무·규제준수·구매·물류·생산관리·연구개발·IT개발·마케팅·고객관리 등 직무 영역별 전문 AI 서비스로 구성됐다.

서비스는 SK C&C가 '생성형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과 국내외 LLM 및 금융·제조 분야에서 수요가 많은 경량화 거대언어모델(sLLM)을 연계해 개발됐다. 특히 생성형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에 AI 채팅 서비스인 '마이챗'을 기본 서비스로 탑재해 일반 사무 활용도를 높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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