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리밸런싱 성과를 보고 있다.(자료=아모레퍼시픽)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대대적 투자로 중장기적 북미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11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675억원으로 전년대비 17.1%, 순이익도 1190억원으로 48.5%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서구권의 매출 규모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중국 사업도 효율화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글로벌 리밸런싱에 본격 돌입했다. 라네즈를 북미 시장 핵심 브랜드로 집중 육성했고 아마존, 세포라 등 글로벌 온·오프라인 채널로 유통을 확대했다. 작년 코스알엑스를 편입시키면서 실적 개선 효과도 톡톡히 봤다.
그 결과 지난해 회사의 북미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83% 늘어난 5246억원으로 중국 매출 51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LG생활건강은 미국 자회사 LG H&H USA에 주주배정 1865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자료=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데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1분기(이하 연결기준)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1.8%, 5.7% 감소한 수치다.
해외 매출의 경우 여전히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4.1%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뷰티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4% 줄어든 7081억원, 영업이익은 11.2% 감소한 589억원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해외 및 국내 주력 채널은 성장했지만 면세점, 방문판매 등 소위 전통 채널이 부진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북미 지역이 성장세로 돌아섰고 일본이 23.2%로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도 단행한다.
최근 LG생활건강은 북미 법 LG H&H USA에 주주배정 1865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이 중 1000억원은 북미 법인 운영 자금 및 재무 구조 개선에, 860억원은 북미 법인 자회사 더에이본컴퍼니 운영 자금으로 활용된다.
LG생활건강 측은 “이번 투자의 주된 목적은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한 현지 마케팅 및 판매망 강화”라고 밝혔다.
미국 주요 채널인 아마존을 중심으로 더페이스샵, CNP, 빌리프, 닥터그루트 등 주요 브랜드 마케팅 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 인수한 더에이본컴퍼니의 구조조정 작업도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자금 수혈을 통해 제품 개발 및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인수 이후 그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던 더에이본컴퍼니를 정상화하고 글로벌 리밸런싱의 핵심으로 키우는 모습”이라며 “아마존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입점 및 투자를 늘리고 젊은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