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AI 트랜스포메이션② 유통가 전방위 AI 확산..롯데·쿠팡의 ‘효율화’ 주목

국내 기업 10곳 중 4곳 AI 도입 ‘긍정적’
롯데, 트랜스포메이션 2.0 추진..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쿠팡 풀필먼트, 상품 포장부터 분류까지 ‘자동화’ 실현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5.14 07:00 | 최종 수정 2024.05.14 08:13 의견 0

인공지능(AI)을 통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과 프로세스, 문화를 전 사업에 접목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이미 풀악셀이다. 비지니스 전략 과제인 ‘혁신’ 수행을 위해 AI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 지향점인 탓이다. 생성형 AI가 각 분야에 세분화 되어 적용되기 시작한 올해 기업의 AI트랜스포메이션 성적표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AI 기술이 유통 등 전통 산업에까지 접목되고 있어 향후 삶의 질과 변화와 직결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 산업, 통신, 전자 등 산업계 전반에서 핵심 가치로 꼽고 있는 AI트랜스포메이션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할 지 창간 14주년을 맞은 한국정경신문이 들춰봤다. <편집자 주>

유통가 전반에 AI 전환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자료=쿠팡)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유통가 전반에 AI 전환의 바람이 거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프라다, 발렌티노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활용이 퍼지고 있다. 제품 디자인 과정을 생성형 AI로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AI를 통한 개인화 데이터 분석 등 선제적 대응이 돋보인다.

AI는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확보 및 분석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추천하는 큐레이팅 및 마케팅 툴로 활용됐으나 최근에는 오프라인과 물류 전반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기업별로 AI 도입에도 속도가 붙었다. ITWorld/CIO의 ‘2023 국내 기업의 AI 도입 및 활용 현황’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이 AI 기술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기대했던 효과를 얻었다고 말한 기업은 10곳 중 8곳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AI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 분석부터 물류 시스템까지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에서는 롯데가 최근 AI를 통해 수요예측 및 재고관리 효율화에 돌입했다.

AI 선별 시스템은 과일의 품종부터 재배, 선별, 보관, 진열까지 유통 전 단계를 면밀히 분석, 최적의 개선 방안을 도출한다. (자료=롯데쇼핑)

■ 롯데 유통군, AI 전환 가속화 “소비자 불편함 획기적으로 개선”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특명 아래 최근 유통산업 전반에 AI 전환을 가속화하는 ‘롯데쇼핑의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롯데마트와 슈퍼는 AI가 직접 수박과 참외를 선별해 제공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으로 지난해 수박과 참외의 품질 개선 작업에 이어 더욱 고도화된 품질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 롯데쇼핑 측 설명이다.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이다.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해 선별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과일의 품종부터 재배, 선별, 보관, 진열까지 유통 전 단계를 면밀히 분석, 최적의 개선 방안을 도출한다.

롯데는 앞서 지난 2022년 ‘AI 선별 하미과 멜론’ 도입 후 고객 불만 건수는 2021년과 비교해 절반 가량이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022년대비 20% 추가로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AI를 통해 높은 당도와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0%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롯데 관계자는 “형상 카메라를 통해서 수박의 부피를 측정하고 그걸 통해서 밀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밀도를 통해서 수박이 잘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참외는 열어보지 않아도 노균병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해 여부까지 검출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통의 이커머스 전환과 그로서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서 2022년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AI 시스템이 구축된 6개의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한다. 첫번째 CFC는 부산에 건립 중이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철저한 수요예측 및 재고 관리, 효율적인 배송 및 배차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예정”이라며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지며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과정에서 겪어왔던 상품 변질,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 배송 등 불편함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소팅 봇은 몇 초 만에 송장에 표시된 주소를 스캐너로 인식하고 배송지별로 주문을 분류한다. (자료=쿠팡)

■ 쿠팡, 하루에만 수백만 물량 소화..AI 기술이 물류 경쟁력 뒷받침

이커머스 분야 AI 혁신의 대표주자로 쿠팡을 빼놓을 수 없다. 쿠팡은 하루에도 수 백만 건에 달하는 물동량을 소화하면서도 당일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AI 기술이 뒷받침하고 있다. 쿠팡의 AI는 기존 소비자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과 세일, 지역 등에 따른 구매 패턴을 파악한다. 이는 매일매일 주문량 예측으로 이어지고 전국 30개 지역, 100여개의 풀필먼트 센터로 데이터가 전송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무엇을, 언제 구매할 지 등 예측을 기반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당일배송이 가능하다.

풀필먼트 센터에서도 AI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물건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피킹로봇(AGV)과 자동포장기(오토배거)를 배치해 통상 3시간 소요될 작업을 1시간에 처리한다. 포장이 완료된 물건은 소팅 봇(sorting robots)을 통해 자동으로 분류된다. 분류된 상품은 배송기사들을 통해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윌리엄 왕 쿠팡 FC시스템 조직 총괄은 “연필 한 자루를 주문해도 담당 물류센터, 직원, 트럭, 쿠팡카, 싣는 장소, 배송 시간 등 수많은 변수와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데이터는 이런 의사결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릴 수 있게 하고 모든 물류 네트워크가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앞서 배송 전인 주문 단계에서는 필터링을 거쳐 골라낸 상품들의 순위가 매겨진다. 소비자가 무언가를 검색하면 나오는 수천 개 상품은 상품의 매력도를 반영해 순서대로 나열된다. 이는 고객이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쿠팡은 더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을 돕기 위해 상품력 강화에 투자한다. 산지 직매입을 확대하고 스마트 AI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로켓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새벽, 당일 또는 익일배송의 편리함과 함께 고객이 이용하는 상품군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가운데 로켓그로스 판매 수량은 전년동기대비 130% 성장했다”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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