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지난 3월 문을 연 넷마블게임박물관이 게임 문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 등장한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70년에 이르는 게임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담아낸 공간이다.

특히 게임이 가진 놀이문화로서의 가치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관련해 넷마블게임박물관 조지영 운영팀장은 게임 제작 과정과 관련 직업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를 확산하고 가족 간 대화의 회복을 돕는 등 사회문화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회사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사회공헌의 방식인 셈이다.

향후 넷마블문화재단의 다양한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건강한 게임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는 등 공익적 측면에서의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본지는 조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넷마블의 게임문화 비전이 박물관에 어떻게 투영됐는지를 들어봤다.

넷마블게임박물관 입구 (사진=변동휘 기자)

▲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어떤 곳인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넷마블이 게임문화 유산의 보존과 전시 및 연구를 통해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박물관이다.

▲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설립 취지와 기획 및 실행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8년 넷마블문화재단 설립 즈음해서 게임문화 전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준비했다. 2021년 지타워에 입주하면서부터 기획하고 2022년부터 유물 기증 캠페인을 진행해 2023년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게임 역사 및 문화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한국 게임 산업 발전과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 개관 이후 2달 가까이가 지났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 특히 어떤 전시가 가장 많은 호응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관람객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긍정적이다. 게임의 역사를 조망하는 박물관이 전무했기 때문에 신선하고 교육적인 면과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매니아들에게는 ‘보이는 수장고’가 인기이며 일반 가족 관객에게는 게임 실기를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컬렉션’ 공간이 호응을 얻고 있다. ‘보이는 수장고’는 평소 보기 어려웠던 게임 유물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 박물관 구성 대부분이 게임의 역사에 집중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넷마블의 흔적을 조금 더 강조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러한 방식으로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넷마블게임박물관이라면 넷마블 게임을 홍보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넷마블이 만든 게임박물관이다. 전반적인 게임의 역사를 조망함으로써 박물관이 공익적 측면에서 사회에 기여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기에 게임의 역사에 관한 전시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의 주요 사건을 담은 디지털 아카이브 및 한국 PC게임의 역사를 돌아본 기획전시를 구성했다.

넷마블게임박물관 김성철 관장이 지난달 8일 미디어 투어에서 취재진에게 박물관 건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 박물관 소장품이 상당히 많은데 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특히 블리자드 등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들도 기증자 목록에 포함돼 있는데 이들과는 어떤 과정으로 협의를 진행했는지도 궁금하다.

2100여점의 소장품 중 700여점은 시민 및 사내 기증으로 마련됐다. 게임사 및 언론사에서도 박물관 건립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먼저 기증을 희망해 주시기도 했다. 특히 개관 이후로도 기증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증 신청서를 접수하면 유물심의위원회를 거쳐 수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게임 세상’ 테마에서는 각종 직업과 캐릭터 및 음악 등 게임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게임 관련 진로 교육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테마인데 이를 박물관에 포함한 이유는 무엇인가.

넷마블은 다양한 관점을 통해 게임의 긍정적 이미지 확산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박물관에 담았다. 게임이 기술과 산업 발전의 최전선에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관람객 다수가 게임 관련 직업이나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게임 제작 배경과 관련 직업에 대한 공간을 전시장에 할애했다. 기획 당시에는 주로 어린이 및 청소년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성인들도 게임 제작 프로세스에 흥미를 갖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 첫 기획전 주제로 한국 게임 역사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향후 어떤 기획전을 해 보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린다.

한국 게임산업이 PC게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산업으로 성장 했다는 의미에서 첫 전시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를 기획했다. 앞으로 게임 및 놀이를 둘러싼 다양한 주제들로 새롭게 구성할 계획이다. 게임과 예술 또는 게임과 스포츠 등 다양한 주제들을 변주해 나가고자 검토하고 있다.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 기획 전시관 전경 (사진=변동휘 기자)

▲ 넷마블게임박물관이 건강한 게임문화 형성에 어떻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을 관찰하다 보면 게임을 주제로 부모와 아이가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아빠 이런 게임 했었어?” 또는 “이건 어떤 게임이야?”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다. 흔히 게임이 가족 관계를 단절시킨다는 오해를 하지만 게임으로 가족이 소통하는 것이 건강한 게임 문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넷마블게임박물관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운영 방향과 비전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넷마블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문화만들기 사업의 일환인 만큼 재단의 다른 사업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4월 참가자를 모집한 ‘게임 탐험대’가 있다. 청소년 및 사회초년생에게 게임에 대한 꿈과 비전을 심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박물관 전시 관람을 통해 게임문화를 이해하고 제작 현장의 전문가를 만나면서 게임문화와 산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나.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어린이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곳이다. 게임으로 역사와 미래를 이어 나가는 게임박물관에서 게임을 보고 경험하며 새로운 미래를 상상해 나가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