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조사국 “현대차, 리스 예외 이용해 IRA 보조금 광고”..리스 비중 5%→40%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3.17 10:0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현대차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의 리스 예외 규정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미 의회조사국(CRS)의 지적이 나왔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CRS는 ‘리스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 예외’ 보고서에서 IRA 발효 이후 추가된 리스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 아이오닉5 (자료=현대차)

2022년 8월 발효된 IRA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차량 가운데 핵심 광물 및 배터리 부품 요건 등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납세자에게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CVC)를 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차량 가격 및 구매자의 소득 수준 요건도 충족해야 하고 올해부터는 배터리 부품이 중국·러시아·북한 등과 관련된 외국우려단체(FEOC)에 의해 만들어져서도 안 된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하지만 미 재무부는 한국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2022년 말 추가 지침을 발표했고 리스 등 상업용 판매 차량에는 북미 최종 조립 등의 요건과 무관하게 보조금(CQCCV)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예외는 요건이 엄격하지 않아 기존 규정대로면 보조금을 받지 못했던 차량도 수혜 대상에 포함됐다. 지침 발표 당시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를 한국에서 수출했던 현대차도 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보고서는 해당 예외 적용 범위가 화물 운송 등 통상적인 업무에 쓰이는 차량으로 한정됐으면 기존 보조금 요건과 충돌 소지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리스 차량에도 적용된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대차가 북미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오닉5 모델과 관련, 리스 고객들에게 ‘전기차 리스 보너스 7500 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RA 발효 전 현대차 전기차 가운데 리스 비중이 5%였는데 이제 40%를 넘어섰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신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는 규정 시행을 전후로 2022년 12월 9.7%에서 2023년 3월 34.3%로 리스 비중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해당 예외는 미국 국내 산업을 희생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상업용 전기차에 리스 차량을 포함하는 것은 IRA 제정을 주도한 조 맨친 상원의원이 반대해온 내용이다.

맨친 의원은 2022년 말 재무부의 지침 공개 이후 성명을 내고 "재무부가 상업용 및 소비자용 전기차 세액공제 시행과 관련해 공개한 정보는 법의 허점을 노리는 기업들의 요구를 들어준 것으로 법의 취지와 확실히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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