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고소..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유출건, 억압있어도 진실 밝힐 것”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5.07 16:2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수사기록을 짜깁기해 공개했다며 HD현대중공업이 고소하자 한화오션은 반박에 나섰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한화오션을 고소했다.

이 직원들은 올해 3월 한화오션의 기자설명회에서 공개된 수사 기록에서 언급된 당사자들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및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2월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한화오션은 올 3월 5∼6일 방사청의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설명회를 잇따라 열었다. 이 자리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의 증거라며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원 개입 등에 대한 수사도 요청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제출한 고소장에서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편집한 것이라며 실제 진술 내용과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해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고소건이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 관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한화오션은 앞서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단 설명이다.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자료공개 청구 등으로 제한된 자료를 제공받아 설명회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에 고소인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인 만큼 해당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위사업의 공정성을 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고발을 한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 및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