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리포트+]① 김택진 야심작 ‘TL’, 엔씨소프트 구원투수 될까

출시 연기됐던 ‘쓰론 앤 리버티’ 베타테스트로 본격 스타트
신작 부재와 ‘리니지W’ 매출 감소 등 올해 1분기 실적 감소
1년 6개월 만에 신작 선보이며 향후 매출 방어 총력전 전망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5.24 11:23 | 최종 수정 2023.05.24 12:43 의견 0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엔씨소프트가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로 승부수를 건다. ‘TL’은 엔씨소프트가 개발에만 10년 쏟아부은 신작으로, 김택진 대표가 직접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TL’은 엔씨소프트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신작 부재와 ‘리니지W’의 매출 감소로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엔씨소프트가 실적 개선의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TL’이 반등의 기회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 베일 벗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CBT로 본격 행보

2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PC·콘솔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이 드디어 출시를 앞두고 베일을 벗는다. 이날 오후 4시부터 30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총 1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비공개베타테스트(CBT)가 진행된다.

‘TL’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 이후 본격 북미·유럽 등 서구권을 겨냥해 차기 지식재산(IP)으로 개발된 MMORPG로 당초 지난해 하반기 출시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 끝에 올 하반기 국내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급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조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사실상 공식 출시와 유사한 수준의 완성도 있는 ‘TL’의 진면목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게이머들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TL 팬덤 확보를 위한 선제 대응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수익모델(BM)에 대한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이용자들에게 유료 화폐를 지급하고 상품 구매의 경험을 제공하는 등 국내 게임 중 CBT 단계에서 BM을 완전히 공개해 결제 테스트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엔씨소프트의 기존 게임은 이용자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페이투윈(P2W)’ BM을 채택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글로벌 시장을 조준하는 게임인 만큼 BM 전략에서 피드백을 강화해 완성도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해 5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BM과 플레이 방식, 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의 엔씨 게임과는 다른 전략을 확실하게 보이려는 의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0일 실적발표에서도 “글로벌 시장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감안한 수익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신작 공백과 MMORPG '리니지W'의 매출 감소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TL’의 성공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1분기 매출은 4788억원, 영업이익 816억원, 당기순이익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67%, 32% 감소했다. 리니지W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7.1% 감소한 1226억원이다. 신작 부재 역시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신작은 2021년 11월 출시한 리니지W가 마지막이다. 차기 실적을 견인할 핵심 라인업으로 지목된 신작 ‘TL’이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엔씨소프트)

■ 김택진 대표, 직접 게임 개발 주도…아마존게임즈와 협력 ‘글로벌 총력전’

엔씨소프트의 ‘TL’에 대한 자신감은 남다르다. 차세대 MMORPG를 표방하고 나서며 엔씨소프트 특유의 고퀄리티 그래픽이 구현됐다는 설명이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의 강점을 활용한 다양한 플레이 콘텐츠를 제공해 경쟁작과의 차별화를 꾀한 점도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가 직접 전면에 나서 게임 개발에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상당하다. ‘TL’의 흥행 여부가 김 대표의 성적표인 셈이다.

홍원준 CFO는 “서구권에서 뉴월드, 로스트아크 등 흥행으로 MMORPG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경쟁이 심화 되는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MMORPG 장르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로 ‘TL’이 서구권에 출시된 한국 게임 중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증권가 반응도 주목된다. 상상인증권 최승호 연구원은 “‘TL’이 PC 플랫폼으로 개발된 만큼 최근 출시됐던 모바일 MMORPG보다 퀄리티가 높을 것이고, 모바일 MMORPG 유저들을 흡수할 것”이라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BM)의 강도는 모바일 MMORPG보다는 약하게 개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도 “국내 대형 MMORPG 게임의 연이은 출시로 기존작 매출 감소 심화는 불가피하지만 ‘TL’ 성과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사인 아마존게임즈와 출시를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인 것도 주목된다. ‘TL’의 글로벌 확장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홍 CFO는 “‘TL’은 아마존게임즈와 별도의 글로벌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TL’ 출시와 비MMORPG 4종 신작 출시, '리니지M'과 '리니지W' 등 주요 타이틀에 대한 순차적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해 매출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TL’ 베타테스트 막판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게임즈 협력 경우에도 잘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하는 테스트여서 긍·부정 반응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두고 출시 전까지 가다듬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G리포트+]② 흥행 부담 떠안은 엔씨 ‘TL’…증권가 엇갈린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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