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온 신흥국 기술지원 조립공장향 CKD(완전분해부품) 사업이 연간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하는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9월 계열사 이관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가 기존 단순 부품 공급에서 벗어나 기술 이전과 품질 관리를 포괄하는 토털 서비스로 진화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신흥국 CKD 사업의 4분기 매출 규모를 최대 4000억원, 내년 연간 매출을 2조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글로비스)

7일 현대글로비스는 신흥국 CKD 사업의 4분기 매출 규모를 최대 4000억원, 내년 연간 매출을 2조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CKD는 자동차를 부품 형태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식이다. 관세 절감과 물류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완성차 수출 시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신흥국에서 CKD 방식은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높여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완성차 대비 컨테이너 적재 효율이 높아 운송비 절감 효과가 크다. 수입국 입장에서도 현지 조립공장 설립을 통한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정책적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신흥국 CKD 사업은 기존 KD·CKD 사업과 고객 대상과 공급 범위가 다르다. 기존 KD 사업이 현대차·기아 해외 생산법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이라면 신흥국 CKD는 조립기술지원(T/A)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한다.​

파트너사들은 완성차 제조설비를 보유하지 않아 차체를 포함한 완성차 생산 필수 부품 대부분을 공급받는다. 현대글로비스는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기술 이전부터 조립 공정 지원, 품질 관리까지 제공하는 토털 서비스를 통해 현지 생산역량 구축을 지원한다.​

신흥국 CKD 사업 확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들이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완성차 수입 관세를 높이고 CKD 방식을 장려하는 추세다.​

이들 국가는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통한 제조업 기반 구축과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기술 이전까지 포함하는 현대글로비스의 토털 서비스 모델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유통 부문 매출은 3조5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일부 해외공장 라인 조정에 따른 KD 물량 감소로 약 80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신흥국 CKD 사업 본격화로 매출 회복세가 예상된다. 9월 이관 초기 수십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4분기에는 최대 4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일부 외부 요인 영향으로 매출은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4분기에도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3분기 컨퍼런스 콜 이후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신흥국 CKD 사업을 지속 성장 가능한 수익원으로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고객사 수출 증가로 PCTC 수혜와 함께 신흥국 조립공장향 CKD 사업이 추가 성장동력"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2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자동차운반선 선대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운임 하락에도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며 "해운사업부 증익과 신규 CKD 사업 확대에 힘입어 2026년에도 증익 및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