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단풍이 절정에 오른 11월 첫째 주, 가을 골프의 백미를 누릴 수 있는 골프장을 소개한다. 국내 유일의 주상절리 절경과 전략적 코스 설계가 결합된 강원 철원 한탄강CC다. 작은 그린과 긴 파3 홀이 난이도를 높이지만 경관만큼은 독보적이다.
서울 강남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 한탄강CC는 1996년 착공해 2001년 2월 개장한 18홀(파72, 전장 6965야드) 규모의 대중 골프장이다. 당초 회원제로 설계·건설됐으나 개장 직전 대중제로 전환했다. 현재 귀뚜라미랜드가 운영하고 있으며 코스 설계는 권동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밸리·마운틴 18홀, 주상절리가 시그니처
한탄강CC는 밸리 코스와 마운틴 코스 각 9홀로 구성된다. 밸리 코스는 한탄강과 주상절리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경관형이다. 페어웨이가 상대적으로 좁다. 해저드가 많아 정확한 샷이 요구된다. 코스 곳곳에서 만나는 주상절리 절벽은 그 자체로 명물이다.
마운틴 코스는 밸리 대비 페어웨이가 넓지만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오르막·내리막 샷이 반복된다. 블라인드 홀이 많아 티샷 시 랜딩 존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컨샷 거리 조절이 스코어를 좌우한다.
한탄강CC에서 바라본 주상절리 풍경 (사진=임윤희 기자)
밸리 2번 홀은 파3 롱홀로 핸디캡 1번이다. 레드 티 기준 139미터, 화이트 티 기준 190미터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한탄강 계곡을 가로질러야 한다. 약 170미터의 캐리를 넘겨야 한다. 앞쪽 계곡과 좌우측 해저드 작은 미니 그린이 결합돼 심리적 부담이 크다. 계곡 아래 펼쳐진 주상절리를 내려다보며 치는 티샷이 명물이다. 정교한 거리 조절이 필수다.
마운틴 4번 홀 역시 파3 홀로 핸디캡 1번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계곡을 넘어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150~165미터 거리로 핀 위치에 따라 클럽 선택이 달라진다. 좌우측 모두 해저드로 둘러싸여 있다. 그린은 2단 형태다. 핀에 가깝게 붙이지 않으면 퍼팅이 어렵다. 한탄강 주상절리가 멀리 보이는 마운틴 코스의 대표 시그니처 홀이다.
■ 레이디 전장 길고 그린 작아..난도 ↑
전장 6965야드(6368미터)로 타 골프장 대비 긴 편이다.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난이도를 갖췄다. 다만 일부 티잉그라운드에 매트가 설치된 점은 옥에 티다. 페어웨이 관리 상태는 양호하고 그린은 2.6정도 빠르기다.
전장이 길고 레이디 티 우대가 적어 평균 비거리 여성 골퍼가 레귤러온 하기 어렵다. 현재 레이디 티 박스 추가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성 골퍼에게도 열린 코스가 될 전망이다.
대체로 파3 홀은 전장이 길어 롱아이언이나 유틸리티 클럽으로 공략이 필수다. 그린 크기도 타 골프장 대비 작다.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무난한 레귤러 온보다는 전략적 끊어 치기가 유리한 구조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타수를 지키기 어렵다.
클럽하우스와 샤워장은 최신 트렌드보다는 소박하고 연륜이 묻어나는 스타일이다. 화려한 시설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오래된 골프장의 멋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철원의 늦가을 냉기만 미리 대비한다면 국내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자연과 골프의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