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는 우리금융 ‘임종룡호’..금융권 ‘돈 잔치’ 비판에 성과보수체계 손보나

내달 24일 정기주총서 공식 선임..경영 밑그림 구상 중
금융권 과도한 성과급 등 논란에 솔선수범 개편 나서나
금융위원장 시절 성과 ‘성과주의 문화’ 확산 이력 주목
“조직혁신·신기업문화 정립”..당국 기조에 손발 맞출 듯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2.21 11:36 의견 0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과 임종룡 회장 내정자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의 공식 취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과거 금융위원장 시절 성과평가에 기반한 성과보수체계 도입을 주장한 임 내정자가 최근 금융권의 ‘돈 잔치’ 논란과 관련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내달 24일 예정된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향후 3년간 우리금융을 이끌 차기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임 내정자는 공식 취임을 앞두고 업무 파악 및 경영 계획 구상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원회를 꾸린 첫날 우리금융 본사 노조 사무실을 찾아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고 지주와 자회사 임원들을 만나 현황보고를 받았다. 현재 우리은행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면담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의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가 차기 회장 선임 등을 이유로 장기간 미뤄진 만큼 내달 주총 개최 전에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권의 과도한 성과급 등 이른바 ‘돈 잔치’ 논란에 임 내정자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한다.

임 내정자가 차기 회장 선임 직후 밝힌 입장문에서 “조직 혁신과 신기업 문화 정립을 통해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만큼 보수체계 개편 등에 솔선수범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는 임 내정자가 과거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경험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금융위원장을 지낸 임 내정자는 당시 금융개혁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꼽은 바 있다. 은행권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실적에 따른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서다.

당시 임 내정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성과평가시스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직무 성과중심 보상이 이미 정착된 선진국과 호봉제가 90% 이상인 우리와의 간극을 직시해야 한다”며 “선진국처럼 과도한 성과연봉제를 우려하기 보다는 합리적 성과연봉제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의 과도한 성과급과 퇴직금 문제를 지적하며 성과보수체계의 적정성 등을 점검하겠다고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3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은행권 경쟁촉진과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등 6개 과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 “성과 보수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은행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손실 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금융당국은 소유분산기업인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별도 TF를 구성하고 내부통제 제도 개선과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관치 논란 부담에도 임 내정자를 차기 회장으로 선정한 것은 임 내정자가 외부 출신으로 조직을 쇄신할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임추위 위원들은 거시경제 및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을 감춘 임 내정자가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과감한 조직 혁신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도 깔렸다.

향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개선 등에 착수하면 임 내정자가 이에 발맞춘 조직혁신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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