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편의점 업계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점포 증가율도 둔화되면서 과거 공격적 출점 경쟁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9일 GS25를 GS리테일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7613억원으로 전년대비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3%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대비 87.6% 빠졌다.

GS리테일 측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과 계절 영향에도 불구하고 젼언니스윗믹스젤리, 선양오크소주 등 상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늘었지만 판관비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쳐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자료=각 사)

CU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분기 매출액 2조1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7% 줄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장기화하는 소비침체에 더해 무안 여객기 참사, 경북 대형 산불, 영업일수 감소 등이 변수로 작용해 매출이 소폭 성장에 그치고 영업이익도 많이 줄었다”며 “고물가 장기화 속 인건비 등 고정비가 증가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2025년 들어 편의점 업계 매출 성장세 둔화에 이어 일부 기간에는 역성장까지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편의점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했다. 편의점 업계 분기 매출 감소는 2013년 이래 처음이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 여기에 장기적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편의점 점포 수 증가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2021년 CU와 GS25 매장 수는 각각 1만5855개, 1만5499개에서 2022년 1만6787개, 1만6448개로 전년대비 5.9%, 6.1% 늘었다. 2023년부터 점포 증가율은 5.8%, 5.7%로 각각 줄었고, 2024년 들어 3.9%, 4.2% 성장세에 그쳤다.

업황 부진에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도 정리하는 모습이다. GS25는 매년 진행했던 뮤직앤비어 페스티벌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GS리테일 측은 “올해부터 새로운 여름 성수기 마케팅을 위해 기존 페스티벌, 콘서트 형식의 이벤트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오프라인 행사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양 사는 점포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GS25는 그간 700여개 이상 점포 순증 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올해 업황 부진을 고려해 500~600개 선으로 축소한다.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중장기적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는 의도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외형 경쟁보다 내실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등 지속 가능한 사업 성장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CU는 중대형 점포 리뉴얼 및 확대로 집객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출점 전략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점포당 매출액을 끌어올리겠다는 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우량 점포 중심의 신규점 개점과 중대형 점포 확대 등으로 중장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간편식과 디저트, 음료, 주류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별화 상품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공격적 출점 경쟁을 했던 편의점 업계가 업황 부진과 신규 출점에 따른 부담 증가로 점포 증가에 속도조절을 할 것”이라며 “물류 효율화와 퀵커머스 확대, PB 상품 개발 등으로 점포별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