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호’ 함께 이끌 사장단 면면은..자회사 10곳 CEO 후보자 발표 임박

은행·카드·증권 등 사장단 인사..진옥동 내정자 의중 반영
차기 신한은행장에 전필환 부행장·정운진 사장 등 거론
비은행 계열사 후보에도 부사장·부행장 등 은행 출신 물망
계열사 노조 반대시위..“전문가인 내부 출신 인사 임명돼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2.20 11:05 의견 0
20일 신한금융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임기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의 거취를 논의한다. [자료=신한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6년 만에 회장 교체기를 맞아 세대교체를 동반한 과감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핵심 계열사 노조의 반발 기류가 만만치 않은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일 신한금융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임기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의 거취를 논의한다.

인사 대상은 차기 회장에 내정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사장, 배일규 신한자산신탁 사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 배진수 신한AI 사장 등 10명이다.

자경위는 위원장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조 회장이 이번 인사·조직개편에 대해 진 내정자와 상의하겠다고 한 만큼 진 내정자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심은 그룹 2인자격인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에 쏠려 있다. 진 내정자의 뒤를 이을 후보로는 전필환 디지털전략그룹장, 정상혁 경영기획그룹장, 한용구 영업그룹장 등 부행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룹 내외부에서는 특히 전필환 부행장과 정운진 사장에 주목한다. 전 부행장은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부사장을 역임해 진 행장과 닮은 꼴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진 행장에 의해 디지털전략그룹장으로 발탁돼 신한은행 핵심 사업인 ‘땡겨요’를 맡아 성공적으로 출시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도쿄지점 부지점장과 지주의 글로벌 투자금융사업부문장(GIB)을 역임했던 정운진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IB·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20년 취임 후 신한캐피탈의 체질을 개선해 올해 3분기까지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행장도 후보로 거론되던 시절 가장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지만 경쟁자를 제치고 각각 회장과 행장에 선임됐다”며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 인사가 깜짝 발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 핵심 계열사인 카드·증권·생보사에서도 세대교체 조짐이 감지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6년,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4년 동안 임기를 이어온 만큼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사모펀드 사태 수습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된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의 경우도 독일 헤리티지 펀드의 전액 반환이 결정되면서 연임이 불투명하다.

이들 계열사의 차기 대표 후보로는 이인균 신한금융 운영부문장을 비롯해 신한은행 부행장들이 물망에 올랐다. 통상 신한금융은 자회사 CEO로 은행 출신 경영진을 보내거나 외부에서 발탁해 왔다. 현 대표인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출신이고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과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외부출신 인사다.

하지만 신한카드 노조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대 기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카드 지부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 앞에서 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후에도 출근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김준영 신한카드 지부장은 “신한카드 사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들은 모두 신한금융지주 혹은 은행 출신으로 카드업에는 일련의 경험도 없는 비전문가들”이라며 “조달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경색, 빅테크 플랫폼 회사들과의 경쟁을 헤쳐나가야 할 시점,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사장으로 비전문가가 선임된다면 그 악영향은 지급결제 시장 전체에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자회사 사장단은 내부 인사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내외부의 전문가들로 조합돼 있다”며 “내부 전문가만이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노조의 의견도 묵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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