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 이사회가 내년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면서다. 이에 따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무게가 실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차기회장 최종후보에 선정됐다. 두 금융지주 모두 내년의 불안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리더십 교체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조직 안정과 경영 연속성이 절실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임종룡 회장 연임의 명분이 더 커졌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진 회장에 대해 “금융의 질서가 재편되는 최근의 경영환경에서 그룹의 도전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했다.
BNK금융도 마찬가지다. 이광주 BNK금융 이사회 의장은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재무적 성과는 물론 지역 경기 침체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뒀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조는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어졌다.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 5일 임기만료 자회사 CEO 4명 중 2명의 연임을 결정했다. 어려운 업권 환경 속에서 내부혁신의 지속과 사업연속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막바지 경영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조직 안정이 연임의 최대 명분으로 꼽힌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우리투자증권 부활, 동양·ABL생명 편입 등을 통해 그룹의 숙원인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이제 막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타 금융그룹과 본격적인 경쟁 대열에 합류한 시점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현 리더십이 이어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강하다. 리더십의 급격한 변화는 막 구축된 포트폴리오의 시너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들의 성장 과정을 보면 회장들이 2, 3연임을 하며 덩치를 키워왔다”며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가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금융당국의 태도다. 금융당국은 그간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날 오후 예정된 이찬진 금감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영 승계 절차가 진행 중인 임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자리일 수밖에 없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 생산적 금융 전환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이 구축한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전환 프로젝트 성과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잇따른 금융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책임론이 부각될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