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의 첫 3단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게임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10인치 태블릿급 내부 화면과 최대 3분할 멀티태스킹 기능이 코어 게이머의 플레이 패턴을 바꿀 수 있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12일 국내 시장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공식 출시한다.사진은 갤럭시 Z트라이폴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2일 국내 시장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공식 출시한다.

제품은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고 펼치면 10인치급 화면을 제공해 태블릿에 준하는 작업·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구현한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단순한 폼팩터 실험을 넘어 하드코어 게이머층이 새로운 이용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첫 하드웨어로 보고 있다.

국내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버튼, 미니맵, 채팅창 등 UI가 많은 MMORPG나 전략 게임은 화면 밀도 때문에 배치 타협이 불가피했다”며 “트라이폴드는 10인치 화면에서도 스킬 버튼과 미니맵, 채팅창을 동시에 띄워도 가독성이 유지돼 사실상 ‘접히는 태블릿’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태블릿을 따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유저에게 ‘주머니 속 게임패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트라이폴드의 멀티태스킹 기능도 주목받는다. 최대 세 개의 앱을 동시에 띄워 게임, 유튜브, 디스코드 채팅을 한 화면에 배치할 수 있다.

코어 게이머층은 이미 단일 앱만 실행해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 게임 플레이와 동시에 유튜브 공략 영상을 참고하거나 커뮤니티 채팅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트라이폴드는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각 앱의 창 크기를 유지해 PvP나 레이드처럼 정보량이 많은 콘텐츠에서 체감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다만 업계는 아직 트라이폴드 전용 게임 개발에는 신중하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보급 대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전용 빌드를 만드는 것은 효율이 낮다”며 “고해상도·와이드 비율 대응, UI 재배치, 멀티윈도우 호환성 점검이 1차 대응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큰 화면에서 장시간 플레이할 때 체감 차이가 커, 상위 과금 유저들이 게임용 메인 디바이스를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구조상 트라이폴드는 새로운 게이머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이용자의 디바이스 선택을 바꿔놓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이미 90%대 후반에 달한 만큼, 폴더블·트라이폴드는 바형 스마트폰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경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두께와 주름 등 폴더블 단점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메인 게임폰으로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며 “화면과 입력에 민감한 게임이 폼팩터 전환의 첫 수혜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변수는 트라이폴드가 클라우드나 MMO 등 고사양 게임 중심으로 모바일 사용 패턴 변화를 이끌 수 있느냐다.

삼성전자가 ‘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했고 게임업계는 이를 장시간 몰입형 콘텐츠의 실질적인 무대로 보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아직 메인스트림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폼팩터 변화의 효과를 가장 먼저 확인할 무대는 게임이 될 것”이라며 “유저 사용 패턴에 따라 폴더블 차기작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방향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