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들어 빗썸이 체급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정책적 측면에서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둔 만큼 몸값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안 통과 등 정책 현실화 시점이 변수로 꼽힌다.
10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은 국내 시장에서 37.56%(24시간 거래량 기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때 10%대까지 후퇴했지만 최근 30%대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KB국민은행으로의 제휴은행 변경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도 급상승 중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빗썸은 이날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2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른 추정 시가총액은 약 9657억원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들어 20만원선을 돌파했다. 지난 4일 27만5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점차 안정화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은 정책 관련 호재성 이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신용공여 허용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빗썸을 위시한 거래소 입장에서는 법인 대상 가상자산 시장 개방과 신용공여 등 레버리지 투자 허용이 직접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허용될 경우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투자 역시 수수료에 국한됐던 거래소의 수익원을 다변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빗썸은 지난 9일 기존의 렌딩 서비스를 확대한 ‘코인대여’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휴사 블록투리얼이 운영을 맡고 빗썸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다. 상승장에서는 투자 기회 확대의 수단이 되고 하락장에서는 공매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 A씨는 “지금까지는 시장 자체가 개인의 현물거래에만 국한돼 있었다 보니 한 번 고착화된 점유율이 쉽게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일반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이러한 상황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레버리지 투자 허용 역시 거래소의 운신 폭을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 이슈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관건이다.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하지만 아직 무엇 하나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는 점에서다. 규제의 영역 하에 놓여있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움직이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IPO를 추진 중인 빗썸에게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 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만큼 약간의 시간적 여유는 생긴 상황이다.
관련해 회사 측은 오는 8월 15일자로 인적분할을 단행할 방침이다. 거래소와 투자 및 신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입성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입법 호재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언급 자체도 조심스럽겠지만 속으로는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관련 스케줄이 명확해지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