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블록체인 업계와 금융권 등지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자연스레 빗썸과 코빗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관심을 보이는 형국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미리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점유율 경쟁을 위한 시장 선점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화두로 떠오르며 빗썸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2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중 빗썸과 코빗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관련해 빗썸은 지난 20일 ‘2025 빗썸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육성 지원 공모전’ 접수에 나섰다. 주제는 ‘스테이블코인의 실생활 활용 및 사업화 가능성 기반 사업 아이디어’다. 아이디어에 대한 포상을 비롯해 우수 팀에게 실제 창업 또는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실전형 공모전이다. 이를 통해 국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디지털 금융을 선도할 잠재력 있는 파트너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코빗은 지난달 26일 산하 리서치센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채 시장의 유의미한 민간 수요처로 부상했고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가이드라인 부재로 실험적 시도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허용 범위 내에서의 신중한 도입이 아닌 실사용 기반의 테스트베드 구축과 제도 유연성 확보를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로 나서려는 의도는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거래소라는 사업적 특성을 살려 유통 주체로서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법제 정비에 대한 목소리를 내거나 민간 차원에서 잠재적 파트너를 발굴하는 등 생태계 조성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살펴보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및 거래소가 주된 사용처로 꼽힌다. 결제나 정산 등 일상의 영역으로 쓰임새가 확장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에서의 수요가 더 높다는 뜻이다.

특히 거래소에 있어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달러를 직접 활용하는 것보다 테더(USDT)나 써클(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쪽이 속도나 수수료 등에서 유리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곧 안정적인 거래량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국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한 시장인 만큼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원화를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거래소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 점유율 확보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등 출혈경쟁 외에는 차별화 요소가 부족했던 시장에 법인 거래 허용이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물결이 다가온다는 점에서다. 특히 추격자 입장에 놓인 이들이라 이러한 부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단순 선점만으로는 ‘1강 구도’를 깨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결국 은행권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의 시선도 강자에게만 쏠릴 것이란 점에서다. 이들의 눈길을 돌리고 고착화된 점유율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본원적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보면 대부분의 사용처가 거래에 있는 만큼 큰 규모의 거래소와의 연동이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이었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달러에 비해 글로벌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대형 거래소 위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에 없던 수요가 새롭게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깃발을 먼저 꽂는 것보다는 더 좋은 서비스와 더 큰 수요를 겨냥한 거래지원 등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