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된 4개중 3개가 중국산.. 텀블러에 '발암가능물질' 납 검출

중금속 포함 '페인트 코팅' 표면 만지거나 입 대면 몸속 흡수 가능

김성원 기자 승인 2019.07.16 14:54 | 최종 수정 2019.07.17 09:33 의견 0
(자료=한국소비자원)

[한국정경신문=김성원 기자]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텀블러 제품에서 '발암가능물질'인 납이 다량 포함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산이 3개, 국산이 1개였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 시판중인 텀블러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4개 제품에서 중금속인 납이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 업체는 커피전문점 9곳, 생활용품점 3곳, 문구·팬시점 3곳, 대형마트 4곳, 온라인쇼핑몰 5곳의 판매 제품이다.

커피전문점 선정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 가맹점수 상위 업체 및 직영 매장수 상위 업체 중 페인트 코팅 텀블러 판매업체인 가맹사업자 7곳, 직영사업자 2곳이었다.

이번에 납이 검출된 제품들은 모두 온라인이나 유명 커피 전문점, 생활용품 판매점 등에서 팔렸다. 텀블러는 물·주스·주류 등 음료를 마실 때 사용하는 원통형의 컵을 말한다. 손잡이가 있는 것은 머그(mugs), 없는 것이 텀블러(tumblers)이다. 

해당 제품의 납 검출량은 킬로그램당 4078mg에서 7만 9606mg로, 국제 기준치인 킬로그램당 90mg의 최고 880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 중에 엠제이씨에서 판매한 ‘리락쿠마 스텐 텀블러(얼굴, 350mL)’에서 7만 9606mg/kg, 파스쿠찌에서 판매한 ‘하트 텀블러’에서 4만 6822mg/kg, 할리스커피에서 판매한 ‘뉴 모던 진공 텀블러(레드)’에서 2만 6226mg/kg, 다이소에서 판매한 ‘S2019 봄봄 스텐 텀블러’에서 4078mg/kg의 납이 검출됐다. 제조국가 별로는 엠제이씨 제품만 한국산이고 나머지는 중국산이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디자인 등을 위해 표면을 대부분 페인트로 코팅한다. 페인트 코팅은 텀블러 용기 외부 표면의 광택·표면보호·장식 등을 위한 마감 처리의 일종이다. 주로 열경화성 아크릴 우레탄 수지 도료 또는 아크릴 수지 도료 등이 사용된다. 

페인트 코팅 과정에서 더 선명하게, 오래가는 디자인을 위해 일부 업체에서 납이 다량 포함된 페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벗겨진 페인트를 직접 흡입하지 않더라도 텀블러를 이용하면서 표면을 만지거나 입을 대면 납이 몸속에 흡수될 수 있다.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된 납에 중독될 경우 빈혈이나 근육 약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어린아이는 지능 발달이 저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페인트로 표면을 코팅한 제품은 납 함유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어린이용 완구류나 전기제품 등 일부 제품만 관련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텀블러 등 페인트로 마감된 제품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기준 마련을 요청하는 한편, 해당 업체에는 제품 회수와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텀블러의 경우 관련법상 식품 용기로 분류되는데, 현재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면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은 있지만 식품과 접촉하지 않는 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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