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제2의 윤종원 사태' 치르나..신임사장에 이명호 민주당 전문위원 내정

장원주 기자 승인 2020.01.29 15:42 의견 0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내정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에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내정됐다.

하지만 노조는 ‘관료 출신 낙하산 후보’라며 출근 저지까지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음 달 취임 때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예탁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사옥 12층에서 신임사장 선출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을 열고 이 수석전문위원을 신임사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금융위원장의 임명을 받으면 최종 선임된다.

다음주 초를 전후해 취임식이 열릴 전망이다. 이병래 현 사장의 당초 임기는 지난해 12월 23일이었지만 차기 예탁결제원 사장 임명 절차가 지연되면서 오는 30일 퇴임식을 치르게 됐다.

1963년생인 이 수석전문위원은 거창 대성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자본시장조사심의관,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지냈다.

그간 예탁원 신임 사장으로는 이 수석전문위원을 비롯해 김근익 금융위 FIU(금융정보분석원) 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돼왔다.

하지만 취임까지는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의 반대 때문이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금융 공기업에 관료 낙하산의 자리 대물림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비리나 다름 없다"며 "내리 3연속 관료 낙하산의 사장 지명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한 공개모집 취지와 상반된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또 오는 31일 신임 사장 자질 검증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회사 측에 제안했다. 노조 관계자는 "토론회 결과를 보고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일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예탁결제원은 대표적인 모피아(Mofia, 재무부 출신 인사) 공기업 중 하나다. 예탁결제원의 역대 사장들은 대부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등 정부 관료 출신이 선임됐다. 예탁결제원 사장 자리에 내부 출신이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2대 사장으로 선임된 이 수석전문위원 역시 금융위 출신으로 전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무려 26일 동안 출근을 못하고 이날 겨우 취임식을 가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같은 사태가 여의도에서도 일어날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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