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떨어질 줄 알았는데'..원유 인버스 상품 투자자들, 손실 불가피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4.14 11:49 의견 0
국제 유가가 올라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에 대거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WTI 원유선물 인버스(H) ETF(상장지수펀드)'와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 ETF'를 각각 190억원, 30억원 순매수했다.

인버스는 지수와 가격이 반비례하는 관계의 상품이다. 즉 이 상품들의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원유 선물이 하락할 때 가격은 상승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이 두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으로 산출되는 기초지수(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의 일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한다.

인버스에 순매수 가격이 높이 베팅됐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향후 원유 가격 하락에 더 큰 가능성을 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대거 사들였다.

이들은 올해 들어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을 250억원 순매수했다.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50억원, 10억원 샀다.

하지만 이란 전면전 개시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고 산유국 감산 여파에 WTI 가격은 올해 들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또 향후 유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향후 유가 하락을 예상하고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연장, 중국의 지표 호조 등의 영향도 있으나 중동 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시장은 이란의 참전으로 인한 중동 전쟁의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으나 이란 측에서 직접적인 무력 도발을 개시한다면 국제유가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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