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600조 기적의 광산' 캔다..'폐배터리 리튬 회수' 세계최고 수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북미·유럽 확대
2030년 배터리 원료 연 70만톤 생산 목표
"건·습식 통합공정..독보적 자원순환 기술"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9.18 10:55 의견 0
영풍이 지난 14일 AJ네트웍스와 유럽 이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공급망 구축 양해각서를 맺었다. 사진은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자료=영풍)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영풍이 버려진 배터리 속 기적을 캐고 있다. 오는 2050년이면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6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와 북미·유럽을 넘나들며 지배력을 높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최근 AJ네트웍스와 유럽 이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공급망 구축 양해각서를 맺었다. AJ네트웍스가 유럽에서 나오는 폐배터리와 공정스크랩 등을 수거하면 영풍은 이를 재활용해 배터리 소재를 생산한다.

영풍은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폐배터리가 한정적인 만큼 글로벌 배터리 산업과 협력 강화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손잡고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전주기 공급망 구축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북미 등 해외에서 쓴 배터리를 가져오면 영풍은 배터리에서 이차전지 핵심 소재 광물을 회수해 제조 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올해 6월에는 미국 배터리 제조사인 팩토리얼과 협약을 맺고 전고체 배터리 자원순환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팩토리얼이 파일럿 공정 과정에서 생기는 스크랩(배터리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나 불량품)을 영풍에 주면 영풍은 여기서 리튬 등 핵심 소재를 회수해 다시 팩토리얼에 공급한다.

영풍은 폐배터리의 리튬을 회수하는 성공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 50여년간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며 금속 회수 기술을 다져왔다. 영풍이 노다지로 떠오른 폐배터리 시장을 적극 두드리는 이유다.

특히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전기차 이용이 활성화할수록 탄력을 받기 때문에 성장성이 다분하다.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도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유럽연합은 최근 리사이클링 장려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폐배터리에 있는 리튬의 50%와 코발트·구리·납·니켈을 각각 90%씩 의무적으로 수거하도록 규정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에 영풍은 2030년까지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원료를 연간 70만톤 생산해 5조원 규모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내년께 건·습식 통합 공정으로 연간 2만톤(전기차 6~8만대) 규모의 이차전지를 재처리할 수 있는 상용화 플랜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건·습식 통합 공정은 영풍만의 독보적인 자원순환 기술이다. 리튬을 건식용융 공정에서 더스트의 형태로 1차 추출하고 농축된 중간 원료를 습식공정에서 2차 처리해 핵심소재 광물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습식 방식보다 광물 회수율은 8~10%, 부가가치는 10~15% 높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은 배터리 원재료 확보와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럽을 시작으로 이차전지 재활용 원료 사용이 의무화하면 시장은 폐배터리 확보와 관련 사업 구축에 배터리 사업 만큼이나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풍 관계자는 "전통 제조업인 제련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산업인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분야를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독보적인 건·습식 통합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핵심광물 자급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배터리 자원순환경제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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