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고려아연이 최윤범 회장의 약속대로 1.8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올해 안에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이다.
고려아연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공개매수한 자사주 204만30주를 연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소각 대상은 전체 발행주식의 9.85%에 해당하며 금액으로는 약 1조8156억원 규모다.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6월, 9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매회 전체 물량의 3분의 1인 68만10주씩 순차적으로 소각하는 방식이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328억원, 영업이익 27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1.4%, 영업이익은 46.9% 증가한 수치로, 매출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특히 이번 실적으로 고려아연은 101분기(2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경기 침체와 금속 가격 하락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이룬 성과다.
고려아연은 미·중 관세전쟁으로 전략광물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광물 부문에서 기술력과 사업다각화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략광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황덕남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박기덕 사내이사를 대표이사에 재선임했다. 판사 출신인 황 의장 선임으로 이사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비롯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 고려아연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주주와 투자자, 시장에 한 약속을 차질 없이 실천하고 있다"며 "경영성과와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모범기업이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