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롯데케미칼이 39억 달러(약 5조1000억원)를 투입한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완공을 앞두고 있다.

7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 99%를 넘겼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하반기 시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자료=롯데케미칼)

동남아 화학 왕국의 꿈, 현실로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시에 위치한 이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는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 52만톤, 폴리프로필렌 25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일관 생산체제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 4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공사를 마무리해달라"고 주문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라인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글로벌 수익구조 전반의 체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배터리 소재, 수소,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등과의 시너지도 함께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생산 경쟁력 확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과 1만3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측은 라인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20억6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자료=롯데케미칼)

13조원 부채 부담, 숨통 트이나..전지소재로 활로 모색

라인프로젝트 완공은 롯데그룹의 재무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룹 재무부담 확대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석유화학 부문은 라인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2025년 이후 투자 부담이 1조원 초반 수준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말 24조8000억원이던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은 2024년 말 37조8000억원으로 확대됐지만, 투자 정상화가 가시화되면서 부담 완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순차입금을 5조원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영준 대표는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속도감 있는 사업구조 전환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 비중을 현재 약 60%에서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하고,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영준 대표는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시장과 고객 관점에서 각 사업을 수시로 재정립하고, 고부가 사업은 자원을 집중해 더욱 고도화하고, 적자 사업은 과감한 운영 축소 및 조정 등을 실시해 사업 구조 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