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수요 미리 잡자..금융권, 사전신청 등 경쟁전 돌입

31일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비대면·원스톱 갈아타기 가능
토스·카카오페이·핀다, 사전신청 행사..기능·제휴사 수 홍보
고객 유치 나선 우리은행, 대출거래비용 10만원 캐시백 제공
과열경쟁 우려에..금융당국, 불건전 영업 행위 주의 당부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5.25 11:36 의견 0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금융사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신청에 돌입했다.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비대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 일주일을 앞두고 갈아타기 수요를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시점이 다가올 수록 플랫폼·금융사간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금융사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신청에 돌입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모바일 앱에서 원스톱으로 대출 상품을 비교해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31일 개시된다.

대환대출 수요 선점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다. 토스는 지난 10일부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사전신청을 진행해 2주 만에 30만명의 신청자를 모았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전신청자는 34만1784명이다.

토스는 별도의 사전신청 혜택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대출 비교 플랫폼 1위 사업자로서의 ‘완벽한 고객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현재 토스는 월평균 1조원 이상의 개인 신용대출을 중개하며 시장점유율은 약 54%에 달한다. 토스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해 개인 신용대출 플랫폼에서 선보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환대출 시장에서도 소비자 권익을 높이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나·전북·대구·부산은행 등 21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페이도 대출 갈아타기 사전신청에 나섰다. 카카오페이에서 대출 갈아타기를 하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폭넓은 제휴사 확보가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대출 비교 플랫폼에는 64개 금융사의 대출 상품이 입점해 있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경우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모두가 입점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력, 기술력, 제휴력을 기반으로 1금융권을 비롯 다양한 금융사들과 적극적으로 논의를 이어왔다”며 “그 결과 플랫폼 중 유일하게 시중 5대 은행 모두와 협업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1호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도 대출 갈아타기 사전신청을 진행 중이다. 대출 비교 플랫폼 업계에서 가장 많은 66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핀다는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는 하나은행, 광주은행, JT저축은행, HB저축은행 등이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금융사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사전신청 행사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우리원(WON)뱅킹에서 신용대출 조건을 비교해보고 원스톱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우리원뱅킹에서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 대출에서 우리은행 대출로 자동 상환하는 고객 1인당 대출 거래비용(중도상환해약금 및 인지세)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하는 캐시백 행사를 진행한다. 또 사전알림 행사를 지인에게 공유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처럼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대환대출 시장 초기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신용대출 금리가 최근 약 7개월 만에 연 5%로 내리면서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일이 가까워 질수록 대환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권은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금융사간 벽을 허무는 서비스 도입 때마다 과당경쟁 등 부작용을 겪은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환대출이 다른 금융사의 대출 고객을 뺏어가는 구조인 만큼 과열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고 분위기를 관망하는 자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 취지가 플랫폼간·금융사간 경쟁을 통한 금융소비자의 이자부담 경감인 만큼 금리 인하·수수료 감면 등 소비자 혜택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도한 경품 지급 등 불건전한 영업 행위에 대해서는 점검할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2일 진행된 대환대출 인프라 사전점검 간담회에서 “이번 인프라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며 최근 금융시장의 여러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이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세심한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목적에 맞지 않게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 지우거나 금융업계의 건전한 영업, 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행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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