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대환대출 플랫폼 인프라 구축..은행권, ‘플랫폼 입점’ 고심

31일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53개 금융사 대출 ‘온라인·원스톱’ 갈아타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참여 확정했지만..빅테크 플랫폼 입점은 소극적
자체 플랫폼 활용과 빅테크 입점 전략 병행..“제휴 플랫폼 선별할 것”
빅테크 업계 “대환대출 플랫폼 제휴, 50~60개 제휴사 갖추기는 힘들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5.16 11:31 의견 0
5대 시중은행 본점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이달 말 가동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모두 참여를 확정했지만 플랫폼 입점을 놓고는 여전히 고심하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1일 53개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을 영업점 방문 없이 유리한 조건으로 옮길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된다. 금융사간 단순 상품 비교·분석을 넘어 대환신청과 대출실행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된다.

지난 12일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상황 점검을 위한 간담회에서 5대 은행장을 비롯해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핀다 등 4개 플랫폼사 대표가 참석해 인프라의 세부적인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5대 시중은행의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가 최종 확정됐다. 그간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참여를 확정했지만 국민은행은 참여가 불확실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달 말 시작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자체 경영전략, 플랫폼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제휴 플랫폼을 선택하고 이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규 대출상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권의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기존에도 대면 신청과 금융사간 상환절차를 통해 진행됐던 대환대출이 금융결제원 망을 이용한 온라인 전산 시스템 형태로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사업 참여가 불확실했던 국민은행도 자사 모바일뱅킹앱을 통해 타 금융사의 대출에서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 서비스 자체는 제공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빅테크·핀테크 플랫폼에 입점할지 여부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면서 금융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대출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 금융사가 대환대출 상품을 플랫폼에 입점해 금리·한도·수수료 등 각종 정보를 대출비교 단계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은 그간 빅테크 종속 우려와 중개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플랫폼 입점을 적극 추진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 주도로 논의가 지속되면서 자사 플랫폼 활용과 빅테크 플랫폼 입점을 병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대환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 중”이라며 “자체적으로 대환대출이 가능해서 모든 플랫폼에 들어가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선별적으로 입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다 같이 참여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은행별로 비슷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요건에 맞춰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하고 빅테크 플랫폼 입점 여부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우선 자체 플랫폼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도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를 결정한 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취지에 맞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빅테크의 플랫폼 입점에 다소 소극적이다 보니 대환대출 시장이 현재의 대출 비교 플랫폼과 같은 규모로 활성화되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빅테크 관계자는 “금융사의 의지도 문제가 있지만 이와 별개로 플랫폼에 참여하려면 기술적인 인프라 환경도 구축돼야 한다”면서 “개인 신용대출 시장의 경우 플랫폼사들이 50~60개 정도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데 대환대출이 시작단계에서 그런 식으로 제휴를 맺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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