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신임 대표 [자료=롯데]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랜 야심작인 헬스케어 사업을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에 맡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신 회장이 롯데에 성장씨앗으로 뿌린 헬스케어가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이 부사장 손에서 어떤 꽃으로 피어날 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훈기 부사장을 신설법인인 롯데헬스케어 대표로 선임했다. 1967년생인 이 부사장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출신으로 신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 1995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에서 그룹 기획조정실로 옮길 때 함께 움직인 대표적인 '롯데맨'이자 그룹의 전략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간 신 회장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룹의 전략 수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헬스케어의 성장 가능성을 둔 신 회장의 강한 의지를 이어받아 롯데헬스케어를 핵심 계열사로 키워낼 지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다.

이 부사장이 이끌 롯데헬스케어는 롯데가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세운 신설법인으로 출자금으로만 700억원 들였다. 올 상반기에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진단과 처방 등 모든 건강관리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M&A 전문가인 이 부사장을 롯데헬스케어의 수장으로 앉힌 배경을 두고 사업 초기에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 업체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거나 식품 계열사의 건강 분야 사업과 협업을 공격적으로 이끌 것이란 관측이 오간다. 더욱이 신 회장이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만큼 투자 행보도 빨라질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 이 부사장은 앞서 롯데의 주요 인수 인수합병 사례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현 LC타이탄) 인수 실무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인수를 마친 후에는 직접 대표에 올라 사업 안착에 힘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헬스케어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오는 2030년에는 약 450조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며 "롯데뿐 아니라 여러 지주에서도 이미 뛰어들었거나 주목하는 성장사업이고 경쟁도 그만큼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훈기 대표가) 새롭게 선임됐지만 M&A를 이끈 이력이 있다고 해서 롯데헬스케어가 당장 M&A를 추진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인수합병 쪽으로 풀어가거나 향후 헬스케어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이 밖에도 다양한 방향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