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산 회장, 결국 사퇴.."사고 책임통감, 완전 철거-재시공 고려"

"대주주 신분은 유지하며 책임 다할 것"
축협 회장직 사퇴에 대해서는 언급 안해

송정은 기자 승인 2022.01.17 11:07 | 최종 수정 2022.01.17 22:59 의견 0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가운데)이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지난 11일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HDC현산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공사현사장에서 벌어진 외벽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다만 정 회장은 그룹사인 HDC 그룹사 회장직은 유지하며 사고수습을 위한 대주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1999년 HDC현산 회장직에 오른 이후 23년 동안 회사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두 건의 사고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돼 마음이 아프다.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사고와 지난 11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등 광주에서만 2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며 "회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며 "광주시 및 정부기관과 힘을 합쳐 안전하게 현장을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피해 보상, 입주예정자와 이해관계자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2건의 참사가 일어난 광주지역민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을 건넸다.

정 회장은 "2번의 사건으로 광주시민에게 상처와 누를 끼쳤다. 광주시와 상의해 시민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며 "HDC현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겠다. 화정 지구 아파트는 사시는 분이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HDC현산이 짓는 모든 아파트에서 고객들이 평생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품질보증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보증기간은 10년이이지만 이를 30년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이어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그룹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한다"며 "다시 한번 광주사고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 회장은 회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대주주로서의 지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대주주로서의 신분은 유지하며 책임을 다하겠다. 고객들의 신뢰회복을 위해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를 통한 책임회피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사고현장 수습과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사고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정 회장은 "현재 관계기관들과 협력해 파악 중에 있다"며 "추후 공사 과정에서 안전점검시스템 등에 문제가 있다면 완전 철거 후 재시공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오늘 입장발표자리에서 정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축구협회회장직 사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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