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의 미풍] 양심·용기로 정의를 지킨 케냐 대법원, 그리고 국정원 대선 여론조작

이경호 기자 승인 2017.09.02 10:2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경호 기자] 후진국으로 꼽히는 케냐에서 대사건이 일어 났습니다. 케냐 대법원이 지난달 치른 대통령 선거 결과를 무효화했습니다.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야당의 이의신청을 받아 들인 것입니다.

케냐 야당과 전문가들은 대법원의 판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케냐인들의 번영을 위한 조치"

"케냐, 더 나아가 아프리카에 역사적인 날"

"아프리카 최초 역사적인 판결"

"케냐가 민주주의로 점차 다가가고 있다는 의미"

"케냐 사법부의 독립성을 증명" 등등... ... .

가장 눈에 띠는 평가는 이것이 아닐까합니다. "세계의 모범, 귀감이 되는 결정"

정치·경제·사회는 함께 발전합니다. 정치만 따로 발전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치와 사회는 낙후됐지만 경제만 발전하기는 쉽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경제만 발전한 나라를 문명국가(Civilized Country)라 부르지는 않습니다. 정치와 사회가 발전해야 문명국이 됩니다. 돈은 넘쳐 나지만 양심마저 사라진 사회, 탐욕으로 가득찬 정치권. 대한민국은 문명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획기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케냐.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한국에 비하면 많이 뒤쳐져 있습니다. 선거때마다 부족들의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에 부정투표 의혹에 유혈충돌이 일어나 11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대선에서도 현행 케냐타 대통령의 재선 성공 발표에 시위가 일어나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21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제 케냐 사회는 화약고가 됐습니다. 지방선거 부정의혹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법원에 부정선거에 대한 이의신청과 유혈충돌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됩니다.

대한민국은 유혈충돌 없이 정권을 교체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정선거 의혹은 끊이지 않습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를 돕기 위해 여론조작을 한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됐습니다. 최근까지 지자체 선거에서도 구태한 투표함 교체 의혹이 아직도 끊이지 않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가난한 시민을 푼 돈으로 매수하고 국정원 정예 요원들을 여론조작을 위해 고작 '인터넷 사이트 댓글 달기'에 동원했습니다. 원세훈 전 원장이 관련 내용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서도 확인됐습니다. 이제 국민과 야당은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은 역시 1·2심 공방을 거쳐 대법원에서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최순실 게이트'의 당사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심판도 마찬가지 입니다.

현직 대통령의 무시무시한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양심과 용기로 정의를 끝까지 지켜 낸 케냐 대법관들. 그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 정치권과 대법관들에게서도 정의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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