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디지털데스크 화상상담 서비스의 영역을 대출 상담으로까지 확대한다. 이는 영업점 축소 기조 속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공백을 메우고, 지점 인력 운영을 효율화해 디지털 전환 시대의 고객 접점을 재설계하려는 다각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편의점 혁신점포에 설치된 디지털데스크 부스의 모습 (사진=신한은행)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일선 영업점에 디지털데스크 화상상담을 통해 대출 상담을 진행하는 ‘여신상담존’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서울 선릉점을 비롯한 수도권 5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는 일반 영업점에도 본격적으로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전날 ‘화상상담 본부집중화를 위한 디지털데스크 도입’ 입찰 공고를 냈다. 우선 디지털데스크 20개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범운영 중인 여신상담존을 내년에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몇 개 지점, 어디까지 늘릴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이번 화상상담 서비스 확대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선 전략적 접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고객 접점 재설계와 금융 포용성 강화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속해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점포수를 줄이는 대신 ‘디지털라운지’와 ‘디지로그 브랜치’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지점을 늘려왔다.
지난 2021년 9월 디지털 데스크를 도입해 원격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현재 전국 230여 개의 디지털데스크 기기를 운영 중이다. 본부 고객상담센터 소속 직원들이 상담 업무를 전담해 하루 1200여명의 고객 업무를 원격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입출금, 신규 예·적금, 증명서 발급, 체크카드 재발급 등 비교적 단순한 창구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 ‘여신상담존’ 도입으로 영업점 내 대출 상담 업무의 상당 부분을 본부로 집중화하게 된다.
다만 대출 업무의 특성상 서류 제출 등 100% 비대면 처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무인점포가 아닌 기존 영업점 직원의 지원을 받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공존하게 된다.
특히 여신상담존 도입은 점포 및 인력 운영 효율화의 연장선에 있다. 각 지점에 대출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대신 본부에 집중시키면 전국 어느 지점에서든 고품질의 대출 상담이 가능하다.
이는 곧 일선 영업점의 인력 감축이나 인력 재배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영업점은 단순 거래 업무와 고객 응대에 집중하고 복잡한 상담은 본부 전문 인력이 맡는 ‘업무 분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화상상담 서비스가 보급되면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이고 영업점의 업무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며 “특히 본부에서 어느 지점이든 원격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력 운영 효율성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