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여기어때가 지난 8월 공정위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내놓은 상생안이 보여주기식 꼼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미사용 쿠폰 규모가 약 359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내놓은 상생안은 미사용 쿠폰의 3%에 불과한 10억원만을 제시했다. 여기어때의 미흡한 상생안으로플랫폼과 숙박업계 사이의 신뢰 회복이 더딜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여기어때와 놀유니버스는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 심의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로 중소형 숙박업주에 각각 놀유니버스 12억원, 여기어때 10억원의 규모의 쿠폰을 발행했다. 공정위는 할인쿠폰과 결합되어 운영되는 과정에서 일부 미사용 쿠폰이 숙박업주에게 환급되지 않는 구조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두 플랫폼 사업자가 가격이 비싼 고급형 광고상품에 할인쿠폰을 포함시켜 판매했다고 봤다. 또한 중소 숙박업소(모텔)에게 쿠폰비용을 포함해 광고상품을 판매하면서 사용되지 않은 쿠폰을 별도의 보상조치 없이 임의로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줬다고 밝혔다.
여기어때는 상생안 규모가 미사용 쿠폰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의 결과 여기어때는 약 359억원 규모의 미사용 쿠폰이 소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상생안으로 내놓은 예산은 10억원으로 미사용 쿠폰의 3%에 불과하다.
야놀자의 미사용 쿠폰 규모는 약 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상생안 예산도 12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여기어때의 미사용 쿠폰 규모가 359억 원에 달하는데, 10억 원만을 상생안으로 내놓은 것은 실질적인 상생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결국 남은 349억 원의 부담을 숙박업체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쿠폰 소멸 기간에서도 차이가 컸다. 야놀자는 광고계약 기간(통상 1개월)이 종료되면 미사용 쿠폰을 소멸시켰다. 반면 여기어때는 쿠폰의 유효기간을 사실상 단 하루로 하여 미사용 쿠폰을 소멸시켰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상생안 마련이 플랫폼과 숙박업계 사이의 신뢰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숙박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가 결국 플랫폼 이용률과 직결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상생이 곧 경쟁력”이라며 “단기적 비용 부담을 넘어 구조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