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고용을 위한 공공기관의 노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편견없는 조직 문화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지 고용률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이 누구든 역량에 따라 배치되는 인사 때문이다. 인성을 중시하는 장영진 사장의 채용 철학이 이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무역보험공사)

4일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무보는 최근 인사에서 비장애인이 근무하던 보직에 장애인을 배치했다. 해당 자리는 대외적인 소통이 많은 자리로 대외적인 관계가 중요한 위치로 꼽힌다. 또 상당 자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이동되기도 했다.

일부 공공기관은 장애인 고용을 늘리면서도 정작 일부 부서 한정으로 자리를 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무보는 전문성이 요하는 특정 자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평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때문에 직원들도 언제든 함께 일할 수 있는 관계로 인식하면서 몸이 불편하다고 해 특별한 시선으로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무보는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률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결원과 지원조건을 만족하는 지원자를 찾지 못한 결과라는 게 무보 측 설명이다. 이같은 사유로 일각에서는 이제 의무고용률보다는 조직의 편견없는 인사가 더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보 관계자는 "장애인 직원들이 조직에 잘 적응해 근무할 수 있도록 직원 개개인의 장애 여건, 역량, 희망사항 등을 고려해 무역보험 인수, 보상 등의 현업업무 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등 다양한 부서와 직무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채용 측면에서도 장애인 제한경쟁채용과 우대가점 부여, 절차시 쉬운말 공고문, 시험실 별도 배정 등 편의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무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업무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기관으로 꼽힌다. 실제 무보에 대한 사회관계망(SNS) 평가를 보면 사내 소통이 원할하고 일과 삶의 균형 및 복리후생 우수, 차분한 분위기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 모두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으로 이 배경으로는 인성을 중시한 사내 문화가 꼽힌다. 특히 장영진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재직하던 당시에도 직원간 소통 및 인성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무보를 지원한 적이 있는 B씨는 "여러 지원자와 면접관으로 구성된 다대다 형식이었는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성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했다"며 "면접관의 소통하려는 분위기가 있었고 조직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지를 특히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많은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채용을 늘리고 있고 이전보다 편견도 줄은 것은 사실"이라며 "고용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조직에서 불편여부와 상관없이 어울리고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매년 증가추세다. 지난해 기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지방공기업 등은 의무고용률인 3.8%를 넘어 평균 4%대 이상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한국동서발전·한국남동발전 등 발전 5사,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마사회 등이 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