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LG전자가 우주산업과 6G, AI, 양자 기술을 중심으로 미래 혁신 전략을 구체화한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4년 만에 사업 재편이다. 회사는 국내 유일 달 탐사 로버 개발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등 2032년 달 착륙까지 계획을 세웠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옥외전광판에서 LG전자 캠페인을 상영한다. (사진=LG전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기존 양산 제품을 우주 환경에 맞춰 개조해 우주용 부품으로 사업화하는 실용적 모델을 택했다. 전용 신제품 개발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 상용화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국내 유일 달 탐사 로버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손잡고 로버를 공동 개발 중이다. 이 로버에 LG의 카메라 모듈, 배터리 셀, 통신 모듈용 안테나가 탑재된다.

LG는 누리호 4차 발사체(2025년 11월 27일 예정)에 카메라 모듈을 실어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한다. 누리호 4차 조립은 8월 중 마무리됐으며, 5차 발사체(2026년 상반기 예정) 조립은 6월부터 병행 진행 중이다. 5차 발사체에는 배터리 셀과 통신 모듈이 탑재될 예정이다.

누리호의 연간 정기 발사 체계 구축에 발맞춰 LG는 단계별 성능 검증과 기술 신뢰성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LG전자는 2019년 카이스트와 ‘6G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국내외 연구기관과 협력해 6G 원천기술을 확보 중이다. 피지컬 AI, 비지상 통신망(NTN), 양자 센싱 등 융합 기술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퓨처 2030 서밋’에서는 6G FDR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로봇 제어, IoT-NTN 시연 등으로 미래 기술 경쟁력 확립 의지를 보였다.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다양한 연구개발 파트너와 협력하며 6G, AI, 양자, 우주 등 미래 핵심 기술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은 2030년 약 820조 원에서 2040년 1,520조 원 규모까지 폭발적 성장이 전망된다. 업계는 LG의 우주산업 진출을 그룹의 전략적 성장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LG전자는 2021년 5조 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 속에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2%에 머물며, 애플과 삼성 양강 체제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틀어 디지털 전장, 로봇, AI, 통신 등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편했다.

LG의 우주산업 진출은 이 같은 체질 개선의 연장선이자 기술 기업으로서 위상을 재확립하는 신호탄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 후 쌓은 기술력과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글로벌 첨단산업 재도약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우주, 6G, AI 융합 기술이 LG의 다음 10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