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발맞춰 주요 금융지주들이 그룹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9월 80조원 규모의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발표하자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100조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로 맞불을 놓으며 판을 키웠다.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각사)
20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그룹 차원의 생산적 금융 전환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국가 성장 동력 지원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내세웠지만 투입 규모와 세부 전략에서는 그룹별 강점과 특성에 따른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100조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위해 그룹 차원의 ‘경제성장전략 TF’를 신설했다. 은행, 증권, 카드 등 전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해 생산적·소비자중심·신뢰 금융 등 ‘3대 금융 대전환’을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지원하는 것 외에, 그룹 자체적으로 10조원의 투자자금을 별도 조성한다. 또한 ‘핵심성장산업대출’, ‘산업단지성장드림대출’ 등 특판 상품을 신설해 50조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한다. 14조원 규모의 수출입 중소기업 공급망 강화 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특히 외환·무역금융 분야의 전통적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관리, 외국환 컨설팅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프로젝트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방안 외에도 ▲금융소비자보호 ▲디지털금융 주도 ▲전국민 자산관리 지원 등 그룹의 구조적 전환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계획을 담고 있다.
신용평가모형 및 조기경보모형 고도화를 통한 부실차주 사전 대응력 강화,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을 견고히 한다. 이로써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주도하는 금융그룹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하나금융그룹의 진심을 담은 약속”이라며 “손쉽게 수익을 내왔던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그룹의 대전환을 만들고, 금융이 필요한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진정성 있게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생산적 금융 전환의 포문을 가장 먼저 연 것은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통해 8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우리금융 역시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지원하며 이와 별도로 7조원 규모의 그룹자체펀드를 조성한다.
총 56조원 규모의 융자 계획은 세부적인 타겟팅이 특징이다. ▲K-Tech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 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우리금융의 전략은 ‘기업금융 명가’로서 축적해 온 전통과 노하우를 활용해 대기업·중견·중소기업 생태계 전반의 자금 수요에 집중하고 여기에 맞춤형 컨설팅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한 실행력 담보 장치도 마련했다. 그룹 회장이 주재하고 자회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즉각 가동했으며 자회사별 성과평가(KPI)에도 ‘생산적·포용금융’ 항목을 반영하기로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기업금융 명가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와 강점,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통해 진용을 갖춘 자회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기업 성장단계별 지원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프로젝트 완수를 통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이뤄 우리금융 지속성장의 기반도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