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재도약을 향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벗어나고자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콘솔 시장 공략을 위해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주요 게임사로 꼽히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사의 내년도 신작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넥슨은 올해 국내 게임사 중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기존 주력 프랜차이즈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사이 신작들도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모바일부터 PC·콘솔에 이르기까지 전 플랫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내년에도 이러한 전략을 이어가 종적·횡적 확장에 속도를 붙여나갈 방침이다. 주력 개발 자회사 네오플과 넥슨게임즈의 대형 신작들이 그 중심축이다. 이에 더해 새로운 개발조직을 설립하는 등 전열 정비에도 한창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사진=변동휘 기자)
■ 신구작 동시 히트..주가 고공행진
올해 넥슨은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마비노기 모바일’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작으로 ‘메이플 키우기’와 ‘아크 레이더스’ 등 신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모바일과 PC, 콘솔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성과가 이어졌다는 점이 고무적인 부분이다. 모바일에서는 ‘마비노기 모바일’과 ‘메이플 키우기’가 최고 매출 1위에 올랐다. 특히 ‘메이플 키우기’는 방치형 게임도 끝물에 도달했다는 시장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3주 넘게 국내 모바일 양대 마켓 1위를 지켰다.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2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넘겼다. 일 최대 동시접속자도 70만명을 달성했다. 대작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넥슨의 주요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 ‘아크 레이더스’ (이미지=넥슨)
기존 주력 프랜차이즈 역시 견조한 성과를 이어갔다. 지난 3분기 국내 ‘메이플스토리’ 매출은 약 3배 늘었고 ‘던전앤파이터’도 72% 성장했다. ‘FC 온라인’ 매출 역시 자체 전망치를 상회했다.
주가도 크게 치솟았다. 지난 4월 넥슨 일본법인 주가는 1826.5엔까지 내려왔지만 현재는 3700엔을 넘어섰다. 지난 15일 장중에는 3858엔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17일 오전 기준 시가총액은 3조998억엔이다. 한화로는 29조5903억원에 이른다.
■ 이정헌표 확장전략, 내년에도 계속
이는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주창한 IP(지식재산권) 확장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IP 프랜차이즈의 성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기존 주력 프랜차이즈의 영역을 넓히는 ‘종적 확장’과 새로운 IP를 창출하는 ‘횡적 확장’을 제시했다.
내년에도 이러한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횡적으로의 확장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신작들을 준비 중이다.
‘마비노기’ IP 기반의 신작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최고 인기 데모로 선정되는 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생존 게임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도 준비 중이다.
특히 넥슨의 주력 개발 자회사들이 전면에 나선다.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 IP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오버킬’을 개발하고 있다. 원작의 액션과 감성을 3D로 확장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넥슨게임즈가 준비 중인 트리플A 신작 ‘우치 더 웨이페어러’ (이미지=넥슨게임즈)
넥슨게임즈는 회사의 주력 IP들을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던전앤파이터: 아라드’와 ‘듀랑고’ IP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DX’가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앞세워 트리플A 게임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블루 아카이브’를 만든 김용하 사단의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RX’도 기대작 중 하나다.
이에 더해 신규 자회사 딜로퀘스트를 설립했다. IP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개발 역량을 집중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개발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종율 대표이사와 이태성 총괄 디렉터를 주축으로 핵심 개발 인력을 다수 배치했다. 개발조직을 가다듬어 신작 창출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