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콜마홀딩스 윤상현 부회장과 콜마 윤동한 회장·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대표 연합간 경영권 다툼이 임시주총 표대결로 이어진다. 임시주총을 이틀 남기고 양측 진영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4일 콜마그룹에 따르면 이달 26일 열리는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진입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윤 부회장과 함께 이승화 전 CJ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윤동한 회장,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대표(사진=콜마그룹)

업계는 임시주총에서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가 보유한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은 44.63%로 과반에 가깝다. 반면 윤여원 대표의 지분은 7.72%, 윤동한 회장의 지분은 1.11%에 불과하다.

윤 부회장과 이승화 CJ 전 부사장의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진입은 경영 활동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도 풀이된다. 앞서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최근 실적 부진을 거론하며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강조한 바 있다.

윤 회장은 “이번 안건은 콜마비앤에이치와 콜마그룹 전체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신규이사로 두 명을 선임할 경우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 내부에서도 이번 주총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윤여원 대표가 직접 윤동한 회장과 유정철 콜마비앤에이치 부사장, 최민한 경영기획본부 상무 등을 사내이사로 상정하는 안건을 내놨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 내부적으로도 이번 임시주총 결과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윤여원 대표가 직접 주주들에게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며 주주들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고 말했다.

윤여원 대표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끌어 모으며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에서 “이번 주총 안건으로 콜마홀딩스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 상정되어 있다”며 “본 안건 통과 시 회사의 경영 안정성과 주주가치에 심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이에 주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결권을 당사에 위임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윤 부회장 측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만큼 주총 후 콜마비앤에이치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사회가 윤 대표 측 3인, 윤 부회장 측 5인으로 불균형이 생기면서 대표이사 교체까지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교체에 대해서는 시각이 갈린다. 윤 부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이승화 사내이사 후보가 새로운 대표로 추대될 것이라는 의견과 대표이사 교체는 시간을 두고 생각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실제로 윤 부회장은 지난 19일 아마존 뷰티 인 서울에서 기자들을 만나 “임시주총 전 최대한 잘 풀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26일 임시주총이 끝나면 남아있는 주요 법적 이슈는 윤동한 회장이 윤 부회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소송이다. 다만 이 소송은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아들인 윤 부회장과의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자 윤 부회장을 대상으로 2019년 증여한 주식 230만주에 대한 주식반환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가족간 경영합의 이행이 조건으로 걸린 부담부 증여인 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도 법원에 이에 대해 판단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반환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10월 23일로 예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진입하면 윤동한 회장과 윤여원 대표는 주식반환청구소송의 본안 소송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복잡하고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