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홀썸브랜드가 이른바 법인 갈아타기 과정 중 부당해고 의혹에 휩싸였다. 해고 대상에는 육아휴직 직원이 대거 포함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홀썸브랜드가 폐업 절차를 진행 중인 과정에서 분할 설립된 신규법인 에이피크로의 고용승계 및 전적 없이 기존 직원 5명을 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홀썸브랜드와 에이피크 두 법인 모두 싱가포르에 위치한 홀썸브랜드PTE(WHOLESUM PTE. LTD.)의 자회사다.
홀썸브랜드는 2021년 설립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스타트업이다. 알디콤(숙취해소제), 쿨티아(구강청결제), 스멜탄(탈취제), 뉴트리메이드(건강기능식품) 등 중소 이커머스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인수, 운영해 왔다. 2022년 노드스타(Nordstar), 킹스웨이(Kingsway) 등으로부터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위더스파트너스로부터 1500만 달러(약 200억원) 규모 벤처 대출을 진행하는 등 총 600억여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그랬던 홀썸브랜드는 올해 초 돌연 회사를 둘로 나눴다. 1월 (주)에이피크 법인 설립 및 물적 분할을 진행하면서 직원 30여 명 중 대다수의 소속이 에이피크로 옮겨졌다. 홀썸브랜드 잔류 처분된 직원 중 남아있던 5명은 5월까지 근무 후 전원 해고됐다. 이 중 4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했거나 사용 중인 직원이었다.
해고 직원 A씨는 "법인 분리, 물적 분할 과정에서부터 에이피크에 힘을 실어줬다"면서 "알디콤, 쿨리타 등 성장 가능성 높은 브랜드 위주로 에이피크로 넘어갔다"라고 주장했다. 법인 분리 당시 육아휴직 중이었던 2명은 관련해 어떤 안내도 받지 못했고, 사측의 일방적 통보로 홀썸브랜드에 잔류한 직원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업무를 맡으면서 과도한 성과를 요구받았다는 전언이다.
해고 직원들은 에이피크로의 전적 및 고용 승계를 요청했으나 사측 거부로 무산됐다. 관련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해고 직원 5인의 법률대리인 이경환 변호사(법무법인 해오름)는 "이 사건의 경우 의도적인 법인분리와 기존 법인 폐업에 따른 해고 사건으로 근로기준법을 형해화시키기 위한 시도이며 경영악화라는 명목상 이유와는 별개로 육아휴직자를 포함한 일부 근로자만을 의도적으로 고용배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