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가 사내이사 후보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부적격 사유를 지적하고 나섰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오는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가 이번 임시주총을 소집해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을 상정하며 안건 가결을 시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해당 후보들은 경영부실 논란과 함께 과다겸직 등으로 ESG 자문사가 제시하는 가이드 라인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콜마홀딩스 윤상현 부회장·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대표 (사진=각 사)

■ ESG 가이드라인에 위배될 소지..후보자 자질 논란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은 사내이사 후보자가 ▲과거 중대한 경영 실패 ▲법적 제재 ▲기업가치 훼손 전력 ▲과도한 겸직 등으로 충실한 직무수행이 어려운 경우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승화 후보자는 CJ제일제당 재직 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 결과 2024년 11월 서면경고 후 임원 재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비자발적 퇴임에 이르렀다”며 “이는 대전지방법원에 제출된 CJ 공식 문서로 확인된 사실”이라고 피력했다.

이승화 후보자는 네덜란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바타비아를 인수해 경영을 총괄한 인물이다. 당시 1년 만에 적자로 전환되며 2023년 122억 원, 2024년 186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CJ제일제당은 약 1000억 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윤상현 후보자는 현재 한국콜마·콜마홀딩스·HK이노엔·넥스트앤바이오 등 국내외 7곳에서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에 오를 경우 8개사에 걸친 겸직 상태가 된다. 2018년에도 윤 후보자의 14개사 겸직이 문제돼 국민연금이 한국콜마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전례가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후보자에 대해 “2024년 한 해 동안 약 44억 8200만 원(급여·상여 포함)을 수령했는데, 이는 콜마홀딩스 전체 직원 평균 연봉 대비 약 26.5배에 달하는 수치다. 과도한 겸직으로 충분한 시간·노력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충실의무 위반 소지가 지적된다”고 언급했다.

윤 후보자는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의 지배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만큼, 자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구조적 이해상충 우려가 상존한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이번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 취지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기관투자자들은 고객·수익자 자산의 수탁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 여기에는 ▲투자대상 기업의 지배구조 건전성 점검 ▲이해상충 방지 정책을 통한 독립성 확보 ▲장기적 기업·주주가치 제고라는 원칙이 명시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경영 실패 전력과 과도한 겸직 등 중대한 리스크를 지닌 인사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비칠 소지가 크다”며 “이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24년 연결 기준 6156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했다. 2025년 들어서는 2분기 영업이익 10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큰 폭 반등했다. 이 같이 실적회복 상황에서 이사회 구도의 급격한 변화가 경영 안정성에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식약처·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1년 4조 3,254억 원 정점 이후 2024년 4조 129억 원 수준으로 사실상 정체돼 있다. 같은 기간 제조업체 수는 590개에서 627개로 증가해 경쟁 강도가 높아졌다. 이러한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해외 시장 개척과 생산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024년에는 매출의 37%를 해외에서 올리며 수출 다변화를 본격화했고, 약 800억 원을 투입해 준공한 세종3공장을 통해 수율·단가·납기 경쟁력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