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따른 위약금 면제 조치가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와 단통법 폐지가 이어질 예정이다. SKT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에 재차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T의 위약금 면제 종료시한이 다가오며 이용자 유치를 위한 막바지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T는 해킹 사고 이후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조치를 14일까지 시행한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SKT를 떠나 타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 수는 총 12만4414명이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12일 하루에만 SKT 가입자 수는 1만5288명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이었던 13일은 개통전산이 운영되지 않았기에 14일 이탈 고객 숫자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로써 해킹 사고가 알려진 지난 4월 22일부터 위약금 면제 종료일까지 SKT의 누적 이탈 고객 수는 8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순감 규모 역시 60만명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약금 면제 종료로 가입자 이탈 요인이 사라지는 만큼 SKT의 반격이 본격화될지가 관건이다. 그 직후인 15일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플립7 사전판매가 시작된다. 22일에는 단통법이 폐지돼 보조금 상한선이 사라진다. 각 통신사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 ‘2라운드’가 펼쳐지기 쉬운 환경이다.
이미 SKT는 지난달 말부터 가입자 방어를 위해 1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통신사 간 감정싸움까지 번진 상태다. 한 번 달아오른 고객 유치전의 열기가 쉽사리 식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공격적인 정책이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신제품 출시도 예정된 만큼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국기업평가는 “SKT의 무선시장 점유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점유율 확대 유인이 크게 증가했다”며 “수위의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업권 내 가장 큰 영향력과 자금력을 보유한 선두 사업자가 경쟁사들과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게 된 현 상황에서 상호 협조의 균형을 기대하기는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보조금 외에 고객 혜택 등 마케팅에서도 3사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SKT의 경우 8월부터 ‘T멤버십 고객 감사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는 12월까지 매달 3개의 제휴사를 선정해 10일씩 돌아가며 50% 이상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14일까지 가입하는 고객들에게도 8월 통신요금 50% 할인과 연말까지 50GB 데이터 추가제공 등 고객 감사 패키지 혜택을 제공한다.
경쟁사인 KT도 멤버십 혜택 강화에 나섰다. 4월 이후 신규 가입 고객 대상 ‘웰컴 이벤트’를 비롯해 2040세대 선호 제휴사를 확대했다. 또한 신규 고객도 장기 혜택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1년차 초대드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달부터 정보보호 측면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보안에 진심인 통신사’를 모토로 신뢰를 구축해 고객들을 끌어오겠다는 속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이동이 현실화됨에 따라 이를 잡기 위한 SKT와 경쟁사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이어가는 분위기”라며 “신제품 출시 관련 마케팅 등 비슷한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