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이 주력 파이프라인인 비만치료제를 포함해 올해 다양한 신약개발 연구 성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긍정적 연구 성과를 도출해 신약개발 명가를 재건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GLP-1 기반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 적응증 국내 임상 3상이 순항 중에 있다. 한미약품은 임상 완료 후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올해 하반기 GLP-1 기반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 적응증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앞서 지난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에 참가해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인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 등 총 6건의 전임상 및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중 HM15275는 연내 임상 2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의 첫 번째 주자로 2026년 하반기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비만 1단계 환자를 타깃으로, 기존 GLP-1 계열 약물의 위장 부작용을 개선하고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은 올해 3~4분기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
임상 결과에 따라 국내 허가 신청을 빠르게 진행해 내년 하반기 상용화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상용화가 진행되면 평택 바이오공장에서 자체 생산을 통해 국내 안정적인 공급도 기대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사진=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시장을 겨냥한다면 HM15275는 해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HM15275는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타겟하는 삼중작용제로, 기존 GLP-1 단일 작용제나 이중 작용제보다 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임상 IND 제출 및 승인을 거쳐 본격적인 임상 2상에 돌입한다. 임상 2상에서는 장기 투여 시 비만 환자 및 대사질환을 동반한 비만,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을 줄이고 제지방을 개선하는 차별화된 효능을 집중적으로 검증해 나갈 예정이다.
HM15275는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 및 비만 성인 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4주 동안 주 1회 투약 시 안전성과 내약성이 양호하게 나타났다. 특히 최고 용량군(8mg)에서는 평균 4.81%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최대 10.64%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다. 또한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치료 관련 중단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장(상무)은 “HM15275 임상 1상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안전성이 검증됐고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상의 시작 용량과 증량 방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보다 장기적 관찰에서는 현재 전세계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기존 비만 치료제들의 효과를 압도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임상 1상 결과가 동일 계열의 삼중 작용제인 일라이릴리 Retatrutide의 비만 적응증 대상 임상 2상에서 4주차 기준 약 5% 수준의 체중 감소를 보인 것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HM15275의 패치제 및 월 1회 투여 제형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비만치료제는 한미약품의 미래 성장 동력을 책임질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비만치료제 개발 순항으로 신약개발 명가 재건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한미는 기존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 작용 기전은 물론 차별화된 개발 전략을 통해 전세계 비만 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글로벌 프론티어’로 도약하고,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최단 시간 내 비만 신약의 상용화를 실현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