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17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수년간 주가를 짓누르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을 덜어내고 본격적인 주가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여기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호실적 전망이 더해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 본사 (사진=신한금융그룹)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 주가는 전날 7만1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7만2100원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월 이후 17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신한금융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고질적인 오버행 이슈의 해소다. 지난달 24일 2020년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사모펀드(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 지분 약 970만주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면서 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그동안 오버행 리스크는 신한금융의 주가가 경쟁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핵심 원인으로 꼽혀왔다. 잠재적 매도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온 것이다.

실제로 블록딜이 완료된 이후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기 직전 6만1000원(6월 24일 종가)이었던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7만1100원까지 뛰어오르며 16.6%의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버행 해소로 가벼워진 주가에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날개를 달아줬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5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조기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당초 8월까지 진행하려던 계획을 두 달 앞당긴 것이다.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오는 긍정적인 전망도 주가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0.86% 증가한 1조463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조9804억원으로 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쓸 전망이다.

이러한 호실적과 탄탄한 자본비율(CET1)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약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쏟아지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5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57배에 불과하다”며 “PBR 1배 미만에서는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주당순자산(BPS)을 개선해 PBR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