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유통업계 저성장 기조에도 우량 회사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수혈이 이어지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채무들을 장기 부채로 전환해 유동성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최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양 사는 조달한 자금을 만기가 도래한 단기사채들을 2~3년물로 전환해 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한다는 목적도 담겼다.
신세계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2천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사진=각 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달 25일 지주사 전환 이후 첫 회사채 발행을 진행했다. 처음 1000억원 모집에 1조3700억원이 몰리며 2000억원으로 목표액을 증액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회사채 발행에 수요가 몰렸다.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전반적으로 보유 유동성 내에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과도한 차입을 지양하는 보수적 투자기조를 견지하여 장기간 잉여현금을 누적해 온 결과 주력 자회사들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달과 8월, 9월까지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단기 차입금을 2~3년 상환으로 전환해 유동성을 관리하고 이자율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만기가 도래한 단기채무 5건의 평균 이자는 2.92%였다. 새롭게 조달한 자금의 이자는 2.83%로 0.09%p 줄였다.
신세계는 AA0(안정적) 신용등급 평가를 받으며 2000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해당 자금은 지난달 만기였던 700억원 규모 단기사채와 지난 2022년 7월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를 위해 받았던 1800억원 규모 시설자금대출 상환에 쓰인다.
신세계는 오는 2028년 광주신세계 확장 사업과 기존 점포 리뉴얼에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무적 관리는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4.07%에 달했던 시설자금대출 이자를 2.7%대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사채 발행이 의미가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백화점 부문 견조한 매출 및 이익을 기반으로 중단기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면세점업 부문의 경우 인천공항 사업장의 리모델링이 대부분 완료되어 명품 매장 등이 순차적으로 개장되며 객단가 및 매출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고 대규모 투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적극적인 자금 조달과 채무 관리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