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자료=대우건설)

[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대우건설이 지난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는 실적을 올리면서 김보현 사장의 위기 콘트롤 능력이 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내실 경영을 강조한 방향이 성과를 내면서 벌써부터 올해 성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우는 모습이다.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김보현 사장은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국내 시장 대비 경쟁력 있는 해외 고수익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침체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신규 수주를 공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경영 방향에는 무엇보다 내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필요한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김 사장은 취임 직후 소통을 강조하며 내부 조직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최근 진행된 찾아가는 CEO 소통 릴레이와 분기별 현장간담회 등은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면서 필요한 경영 방향을 정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사내 방송채널은 대우건설TV와 인트라넷 소통창구인 열린방 2.0 등은 가감없이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로 활용돼 필요한 경영 요소 발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우건설 한 직원은 "사장이 직접 현장도 찾고 의견을 들으면서 조직에 필요한 사안을 챙기시는 것 같다"면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시점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조직 상황을 파악한 김 사장의 행보는 대우건설의 체질 변화를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특히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11조5000억원(목표) 대비 23.4%나 높였는 데 이 또한 대우건설이 가진 경쟁력을 일찌감치 파악한 데서 나왔다는 평가다.

실제 대우건설은 해외 미진출 국가 개척 및 신고시 개발로 대표되는 해외 개발사업에서의 올해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가령 지난 4월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에 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본계약을 위한 마무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투자자 승인을 받은 베트남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사업 또한 현지 법인 설립 및 주주간협약을 완료한 상태다.

아프리카 신규 시장은 모잠비크에서도 기수주했지만 지정학적 원인으로 지연됐던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프로젝트로 사업이 재개돼 현장을 개설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에서도 신규 수주를 위한 발주처 협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과들은 대우건설의 안정적인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올해 해외수주 비중을 크게 높였는데 그동안 미뤄진 프로젝트들이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추진력과 결정권적인 측면에서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 지가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특별한 큰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배경은 올 1분기 성과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올 1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2조767억원과 영업이익 1513억원을 발표했다. 수주 역시 2조82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물론 매출 규모는 소폭 축소된 모습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건축·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원가율 개선 노력이 성과로 확인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실적이 공시되기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매우 저조한 성과를 예상했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하는 등의 이같은 호실적은 김 사장 리더십에 관심을 모이게 했다. 최근 미뤄졌던 해외 사업이 재개되는 분위기도 대우건설에는 호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올해도 건설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다운돼 있던 것은 사실"면서 "다만 힘든 시기일수록 더 실력있는 자가 빛을 보기 마련이고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이 보여준 행보는 직원들의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